"나무 한 그루 없는 들판에 폭파된 기차길, 한국전쟁 기억 생생해"

  • 정치/행정
  • 세종

"나무 한 그루 없는 들판에 폭파된 기차길, 한국전쟁 기억 생생해"

세종시 전동면 개미고개 추모제 참석 미군용사

  • 승인 2019-07-11 16:26
  • 수정 2019-07-11 17:27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IMG_5146aaa
11일 세종시 전동면에서 개최된 개미고개 전투 추모제에 참석한 참전용사 노먼 매튜스(사진 왼쪽)씨와 찰스 프로나펠씨.

"나무 한 그루 없던 들판에 폭파된 철도, 피말리던 전투의 기억 잊히지 않아"

11일 세종시 전동면 개미고개 전투 추모제를 찾은 미군 참전용사 노먼 매튜스(NORMAN P. MATHEWS·90)와 찰스 프로나펠(CHARLES FRONAPFEL·88) 씨는 그날의 기억을 이같이 설명했다.

이들 두 참전용사는 제24사단 제21연대에 복무 중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가장 먼저 한국에 파견된 미군 병력이다.

일본 주둔 중 한국으로 급파된 미군 21연대는 부산에 상륙 후 파죽지세로 남하하는 북한군에 예봉을 꺾는 최전방에 배치됐다.

노먼 매튜스 씨는 "부산에 상륙해서 전장까지 이동할 때 기찻길이 모두 폭파된 것을 보고 큰 전쟁이 벌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라며 "아주 잔인한 전투였다"고 회상했다.

일본에 주둔 중이던 미군 24사단 21연대는 한국전쟁 9일만인 7월 4일 부산에 입국해 7일 대전에 도착했고, 스미스부대는 5일 경기도 오산 죽미령고개에서 북한군 4사단과 '미-북' 첫 전투를 치르고 대전까지 후퇴한 상태였다.

북한의 남하를 저지하고 후방에서 전투에 임할 시간을 벌기 위해 목젖과도 같은 연기군 전동면 개미고개는 적에게 내줄 수 없는 요충지였다.

전동면 서쪽 115무명고지에 1개 대대 180여 명의 병력이 자리 잡았고, 동쪽 225무명고지에 3대대 670여 명의 미군이 포진해 경부선 철도와 국도 1호선의 길목을 차단했다.

남침을 감행한 북한의 제4사단과 3사단을 이곳 개미고개 국도 1호선에서 차단해 적군의 남하를 지연시키는 게 미군 21연대의 임무였다.

7월 9일 오후부터 시작한 개미고개에서 미-북간 전투는 나흘간 전개됐고, 전차를 앞세운 북한군의 포위 선멸작전에 미군 428명이 전사하고 12일 금강 이남으로 후퇴했다.

파죽지세로 전진하던 북한군을 개미고개에 나흘간 붙잡아 둠으로써 후방 아군 부대가 금강과 대전방어선을 구축하는 시간을 확보했고, 훗날 전세를 뒤집는 계기가 된 승리한 전투로 평가된다.

찰스 프로나펠 씨는 전투 중 북한군에 포로로 잡혀 2년간 포로생활을 겪었으며, 800여 명의 미군 포로 중 생존해 귀환한 200명 중 한 명이다.

프로나펠 씨는 "지난 시간 풍경이 많이 바뀌어 어디서 전투를 했는지 구분할 수 없지만, 대한민국이 상당히 발전한 것에 자부심을 갖는다"라며 "추모제에 많은 시민들이 참석하고 저희를 초대해줘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가족과 동행해 지난 9일 한국에 입국한 이들은 서울현충원과 세종 대통령기록관을 둘러봤으며, 서금택 세종시의회 의장과 저녁 만찬 후 13일 오전 미국으로 출국한다.
세종=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李정부 2차 공공기관 이전 초읽기…대전 '우선 배치' 촉각
  2. 가을 제철 수산물 가격 들썩… 꽃게·전어 두 배 급등
  3. 온통대전, 카드 없이 QR코드로 결제한다… 정부 지원율 변화도 관심
  4. 스토킹 피해 신고했던 전 연인 살해 40대 구속
  5. 대전혁신센터, 스케일업 투자지원 민간운영사 업무협약
  1. 대전시의회, 이효식 대전도시공사 사장 후보 '인사청문회'
  2. 국정자원 대전 잔류 위해 추가 부지 발굴… 유치 경쟁 속 대응 본격화
  3. '양성자 암치료센터' 건립 나선 세종, 중부권 첨단의료 거점 노린다
  4. '충효예 정신' 충남 교육현장에 본격… ‘사랑의 일기’는 축소 운영
  5. 박수현 충남지사, 'UNDP AI 허브' 충남 유치 사활

헤드라인 뉴스


`세종 행정수도` 11월 중대 기로…법안 심사에 예산 확보전까지

'세종 행정수도' 11월 중대 기로…법안 심사에 예산 확보전까지

세종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입법과 예산 확보 절차가 맞물리면서 중대 분수령을 맞이했다. 11월 국회에서 행정수도특별법 심사와 중앙행정기관 추가 이전을 뒷받침할 재원 확보가 시험대에 함께 오르면서다. 여기에 세종시 재정 문제와 얽힌 핵심 법안까지 일몰을 앞두고 마지노선에 봉착하면서 정기국회 내 현안들을 매듭지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국회에 따르면 내달부터는 내년도 본예산에 대한 상임위원회별 예비심사가 본격화할 예정이다. 당장 이번 예산 심사에선 지난 13일 정부가 발표한 2차 중앙행정기관 세종 이전 계획안을 다루게..

대전이노베이션아카데미, `AI 혁신의 새 장을 열다`
대전이노베이션아카데미, 'AI 혁신의 새 장을 열다'

대전의 미래 산업과 대한민국 소프트웨어(SW) 생태계의 패러다임을 바꿀 거점인 '대전이노베이션 아카데미'가 28일 14시 대전시 서구 월평동서 공식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교육 과정은 AI 활용 인재를 양성하는 네이티브 과정(5개월)과 인공지능 올인원 과정(18개월)으로 운영된다. 대전시와 진흥원은 대전이노베이션아카데미 개소를 시작으로 지역 AI 및 소프트웨어(SW) 생태계를 이끌어갈 핵심 거점으로 이끄는 한편, 대전시는 대전이노베이션아카데미가 대한민국 ICT 생태계의 판도를 바꾸고, 지역 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창..

[르포] 합친 지 27년, 도시 이름까지 바꿨다… 단바사사야마의 생존법
[르포] 합친 지 27년, 도시 이름까지 바꿨다… 단바사사야마의 생존법

수도권 일극 체제와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할 해법으로 추진된 충남·대전 행정통합이 첫 출범 목표를 이루지 못한 채 다시 출발선에 섰다. 하나의 경제·생활권을 구축하고 지역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었지만, 주민 동의와 재정·권한 이양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해졌다. 행정구역을 하나로 묶는 것만으로 통합의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앞서 행정통합을 경험한 일본과 대만 역시 행정 효율화와 재정 기반 강화라는 기대 속에 주민 갈등과 재정 부담, 지역 간 불균형이라는 숙제를 마주했다. 본보는 일본의 헤이세이 대합병과 오사카 행정체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미래 진로직업 체험 미래 진로직업 체험

  •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

  • ‘스토킹에 의한 여성 살해 국가가 책임져라’ ‘스토킹에 의한 여성 살해 국가가 책임져라’

  • 스토킹 살해 피의자 영장실질심사 스토킹 살해 피의자 영장실질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