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만필] 학교공간혁신은 수업이다

  • 오피니언
  • 교단만필

[교단만필] 학교공간혁신은 수업이다

김은주 솔빛초 교감

  • 승인 2020-09-24 19:06
  • 수정 2021-06-24 13:52
  • 신문게재 2020-09-25 18면
  • 고미선 기자고미선 기자
김은주 교감선생님
김은주 솔빛초 교감
오래전 우리 집의 구조, 가구, 색채 등이 눈에 들어온 것이 공간에 대한 관심의 시작이었다. 또한, 학교의 페인트 색감, 교장실, 교무실의 소파, 학교가구, 복도의 냉난방 등이 불편한 시선으로 이어졌다. 그런 시선이 학생들도 현관에서 실내화로 바로 갈아 신을 수 있는, 우산을 바로 꽂을 수 있는 일로 이어졌다. 학교는 학생이 존중받는 공간이어야 하고, 공공성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하지만, 지금까지 많은 학교의 신발장은 복도 4층에도 있고, 교실 앞 우산꽂이까지 물방울이 이어져도 불편함을 제기하지 않았고, 우리는 모두 불편함에 많이 익숙했었고, 학생들의 일상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배려를 하지 못했다.

학교공간혁신은 학생, 교사, 학부모가 설계과정에 참여해 다양한 학교공간을 함께 만들어가는 사업이다. 자발성, 민주성, 공동체성을 기르고 시민을 길러내는 것이 혁신학교인 솔빛초의 과제였고, 2019년 3월 개교와 더불어 학교 공간을 잘 가꿔야 한다는 고민과 갈증이 더해졌으며, 학교공간혁신 공모사업 이전에 '놀이터 재구조화 TF팀'의 놀이 공간 기획이 학교공간혁신과 맞물려 함께 진행할 수 있었다. 또한 '학교규정 만들기' '교가 만들기 프로젝트' 등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학교공간혁신 제안이 뜻밖의 어려운 일이 아니었고, 모두 다 개교학교에 전학 온 학생들과 전입교사들에게 공간수업을 준비하고 생각을 모으는 과정은 '우리 교실, 우리 학교'를 함께 만들어가는 좋은 구심점이 되었다. 학습, 놀이, 쉼, 어울림의 공간 만들기를 목표로 이해하기, 탐험하기, 상상하기 등 14단계에 걸친 과정에서 학생들의 시선에서 관찰하고, 의미 있는 발견지점을 찾는 다양한 공간수업의 경험이 구체화되어 디자인으로 완성되었다.

솔빛초에서 주목한 공간은, 중앙현관, 학년별 넓은 복도, 아트홀 모두 3곳, 1순위로 중앙현관이 선정된 후, 2순위, 3순위 공간까지 한정된 사업비에서 담아낼 수 있었던 것은 교직원의 끝없는 회의와 건축사님의 제안과 공사업체의 노고였다. 다만 1층부터 4층까지 6개나 되는 학년별 넓은 복도에 사업비를 나누다 보니 많은 것을 담아주지 못했고, 학생들이 가장 원했던 아트홀의 미끄럼틀, 미니암벽 설치는 안전 문제로 시공과정에서 변경하게 된 점이 가장 큰 아쉬움이었다. 2019 세종꿈마루 첫 사업 기간 6개월, 공간수업의 시간부족 등 빠듯한 일정 속에서 이루어졌으나, 이 과정을 통해 공간주권과 민주주의를 경험했고 완성된 '솔빛마을, 솔빛마루, 솔빛쉼터, 솔빛놀숲' 은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공간이 되었다.

학교공간혁신사업은 공동체 모두가 참여하고, 수많은 의사결정을 해야 하고, 상상력과 생각을 끌어내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하지만 시작단계에서 '학교공간혁신은 리모델링이 아니다' '학교공간혁신은 수업이다'라는 개념이 충분히 이해되지 않았을 때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고민하는 과정 속에서 모두가 공간혁신 철학을 이해했고 한걸음 성장한 것을 느꼈다. 학교공간혁신사업은 무엇보다도 학습과 놀이, 휴식 등 균형 잡힌 삶의 공간으로서 학교 만들기에 참여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고, 학교 공간을 바꾸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으며, 공간혁신이 곧 교육혁신의 과정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 과정을 경험하고, 이 공간을 사용한 학생들은 분명 다른 문화적 소양을 갖게 될 것이다. 학교공간혁신사업 종료 후에도 수업과 일상에서 하고 싶은 일을 고민하고, 같이 해결하고, 아이디어와 생각을 실행으로 옮기는 활동이 필요하다. 이런 수업과 이런 활동을 위해서 '이렇게 교실을 바꾼다거나' '가구나 집기를 재배치하거나' '벽면을 재구성한다거나' 그것이 수업으로 이어가기를 바란다.

/김은주 솔빛초 교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버스전용차로 시행중입니다’
  2. 여고·등산로서 상습 신체 노출… 50대 남성 검거
  3. [대전노인신문] 대전 어르신들 체육으로 하나됐다…제25회 어르신 체육대회 성료
  4. 원자력연, 원전 방사능 폐수지 굳혀서 처분기술 개발…특허로 이어져
  5. [대전노인신문] 詩 한 편 편지 한 장
  1. [대전노인신문] 대전 대덕구 목상동 새마을부녀회, '어르신 효 잔치' 개최
  2. [날씨] 추석 연휴 충청권 구름 많아…추석 밤부터 약한 비
  3. 집주인 모자 찾아가 흉기 휘두르고 불 지른 70대 체포
  4. [대전노인신문] "추석 명절 이야기"
  5. 대전 펜싱 간판스타 오상욱, 아시안게임서 '금메달'

헤드라인 뉴스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맞아 거리를 걷다 보면 예전과는 사뭇 달라진 명절 풍경을 실감하게 된다. 온라인 장보기와 간편식, 모바일 선물 등이 일상화된 지금과 달리 약 20년 전 추석은 지금보다는 조금 더 불편했고 느린 것만은 확실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추석 풍경이 달라진 것은 많지만 추석의 의미는 변하지 않았다는 건 확실하다. 가족과 친지가 직접 만나 웃음과 정겨움을 나누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예전 추석의 모습은 지금과는 얼마나 달랐는지 사진으로 살펴보자. 먼저 고향을 가는 길도 만만치 않았다. 열차표 예매가 정해진..

세종사랑 맛집 `98곳` 라인업… 우리 동네 어디에 있나?
세종사랑 맛집 '98곳' 라인업… 우리 동네 어디에 있나?

"상권 침체는 없다. 우리는 맛으로 승부하고, 고객들을 불러 모은다." 자영업자의 무덤으로 통하는 세종특별자치시에도 맛집들이 건재하고 있다. 세종사랑 맛집 98곳이 이름을 올리며, 읍면동 맛집 지도를 서서히 완성해가고 있다. (재)세종시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박영국)은 작년부터 시민 추천과 전문가 평가를 거쳐 선정한 '세종사랑 맛집'을 총 98개소로 확대했다. 작년 11월 44개소에 이어 이번에 신규 선정한 맛집은 모두 54개다. 최근 이름을 올린 맛집 54개소는 신도심 33개소, 구도심 21개소로 구성됐고, 한식과 중식, 일식, 카..

대전 펜싱 간판스타 오상욱, 아시안게임서 `금메달`
대전 펜싱 간판스타 오상욱, 아시안게임서 '금메달'

대전 펜싱 간판스타 오상욱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오상욱(대전시청)은 23일 일본 아이치현 도쿄나메의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남자 사브로 개인전 결승에서 선천펑(중국)을 15대 13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대한민국 선수단 8번째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 펜싱에서는 전날 여자 에페 개인전의 송세라(부산시청)에 이어 두 번째 '금빛 찌르기'가 펼쳐졌다. 오상욱은 2023년 열린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어 남자 사브르 개인전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한국은 2010년 광저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 ‘버스전용차로 시행중입니다’ ‘버스전용차로 시행중입니다’

  • ‘풍요롭고 즐거운 추석 명절 되세요’ ‘풍요롭고 즐거운 추석 명절 되세요’

  • 귀성객 맞이 서대전역 방역 ‘꼼꼼하게’ 귀성객 맞이 서대전역 방역 ‘꼼꼼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