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 K-바이오 산실인 대전은 시민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 오피니언
  • 시사오디세이

[시사오디세이] K-바이오 산실인 대전은 시민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이준원 배재대 바이오·의생명공학과 교수

  • 승인 2020-09-28 08:25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이준원교수
이준원 교수
인간의 신체기계는 정교하고 복잡한 시스템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각 기관 간의 균형을 유지하는 항상성을 지키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고, 자칫하면 쉽게 고장 나기도 한다. 다행히 복원시스템이 존재하지만, 한계는 있기 마련이다

단백질과 유전자는 항상 오류를 일으키고 복제는 완벽하게 재현되지 않는다. 반도체 제조과정에서 불량품이 발생했다고 해서 생산라인을 멈추게 되면 많은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생산과정 안에서 끊임없이 공정을 개선하고 품질관리를 할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신체도 유전자의 수선과 회피 시스템과 방어 메커니즘을 이용해 항상성과 청결을 유지하도록 구성돼 있다.



인류의 역사는 바이러스, 박테리아, 기생충이 일으키는 질병에 저항하는 전쟁의 이야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의 수명을 얼마나 연장할 수 있을지는 바이오의학의 발전이 진전될수록 더욱 깊어만 가는 의문점이기도 하다. 나이가 들면 만성질환이든 마모되어 쓸모없게 되는 퇴행성 질환이든, 너무 먹어서 생기는 당뇨병이나 고지혈증이든, 환경의 문제로 발생하는 유전자의 잘못된 결함으로 우연히 어디선가 시작되는 암으로 사망하게 된다. 최장수 기록을 가진 노인의 수명이 122세라고 하며, 100세 시대라고 생명보험이 판매되고 있으니, 100세의 수명은 이제 당연하게 받아들여 질만 하겠다.

컴퓨터 책상에서 오랫동안 무리한 자세로 앉아서 있기에 중년이면 '오십견'이 생기거나, 스마트폰을 보며 구부정한 자세로 다니는 '거북이등'의 통증이나, 우울증과 수면장애와 같은 정신적인 혼란을 겪고 있지만, 전자기기가 주는 편리함 때문에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하게 된다. 삶의 품질을 향상하기 위해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에 의학 데이터를 축적해 맥박수와 체온 등을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정신적, 신체적 상태를 바로 알려주는 휴대용 기기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인간의 수명과 품질에 대한 다양한 방식의 접근과 해결방식은 환경의 변화보다 더 빨리 진전돼 나아가려 한다.



인간 수명과 건강의 품질관리는 거대한 생체정보를 수집하고 있고 가공해 플랫폼을 운영하거나 헬스케어 시장을 선점한 기업들의 손에 달려 있을지도 모른다. 디지털 생체 신호를 전송하는 기술과 실시간 화상 시스템과 같은 원격의료 시스템은 미국과 중국에서 먼저 사용되고 있다. 코로나 사태 때문에 원격의료 기업의 가입자가 3배가 증가했다고 한다. 화상으로 진료를 받으면 의사의 처방이 내려지고 처방약은 퀵배달로 집까지 즉시 배달된다고 하니,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일이지만 한국의 의료체계가 조금은 뒤처지는 것은 아닐까 싶다.

막대한 연구자금이 투입돼도 마땅한 실적을 만들어내는 기업들이 없어서 가성비 안 좋은 분야라는 비아냥도 들었던 때가 있었으나 정부의 꾸준한 지원과 기업의 긴밀하고 빠른 대처로 K-방역의 첨병이 되고 있으며 특히, 막대한 수출을 하고 있는 한국 진단 기업의 위상은 높아가고 있다.

정부는 바이오 강국을 만들기 위해 K-바이오 뉴딜을 통해 바이오 소재·부품·장비 수요기업과 공급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한, 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필터·배지·바이오리액터 등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기업 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핵심 원부자재, 장비를 국산화해 생산 경쟁력을 보다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대전은 바이오 벤처 기업의 산실이다. 연구단지를 통해 다양한 기술이 창조되고 있으며, 우수한 인재가 공급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환경은 지역사회 주민들과 공유되고 시민들의 요구를 올바르게 수용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정책을 통해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바이오 헬스케어 안심 도시를 위한 첫걸음이 시작되는 것이다.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소외지역의 주민들을 위한 빅데이터 기반의 바이오 헬스케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지원하여 헬스케어 플랫폼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 이러한 기반을 중심으로 공동의 이익을 창출하고 차별성을 가질 수 있다.

하반신이 마비된 장애인을 위한 골격 로봇, 노인의 건강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의료로봇, 초소형 심장 작동 시스템 등의 기술과 시민의 소리로부터 생성된 지식이 잘 융합되어 미래를 향한 안전한 도시, 건강한 도시로 대전이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이준원 배재대 바이오·의생명공학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건양어린이집 원아들, 환우를 위한 힐링음악회
  3. 세종시체육회 '1처 2부 5팀' 조직개편...2026년 혁신 예고
  4. 코레일, 북극항로 개척... 물류망 구축 나서
  5.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1. 대전 신탄진농협,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행사 진행
  2. [교단만필] 잊지 못할 작은 천사들의 하모니
  3. 충남 김, 글로벌 경쟁력 높인다
  4. 세종시 체육인의 밤, 2026년 작지만 강한 도약 나선다
  5.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 “경력을 포기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우수기업이 보여준 변화

헤드라인 뉴스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완공 시기가 2030년에도 빠듯한 일정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재임 기간인 같은 해 6월까지도 쉽지 않아 사실상 '청와대→세종 집무실' 시대 전환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세종 집무실의 조속한 완공부터 '행정수도 완성' 공약을 했고, 이를 국정의 핵심 과제로도 채택한 바 있다. 이 같은 건립 현주소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가진 2026년 행복청의 업무계획 보고회 과정에서 확인됐다. 강주엽 행복청장이 이날 내놓은 업무보고안..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지역구 18명+비례 2명'인 세종특별자치시 의원정수는 적정한가.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19+3' 안으로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구수 증가와 행정수도 위상을 갖춰가고 있으나 의원정수는 2022년 지방선거 기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16+2'로 적용했다. 이는 세종시특별법 제19조에 적용돼 있고, 정수 확대는 법안 개정을 통해 가능하다. 12일 세종시의회를 통해 받은 자료를 보면, 명분은 의원 1인당 인구수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인구수는 2018년 29만 4309명, 2022년..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