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Y-zone 프로젝트: 3대 하천 재발견] 걸을수록 일상으로 성큼… 절경인 유등천의 품에서 모두가 행복

[대전 Y-zone 프로젝트: 3대 하천 재발견] 걸을수록 일상으로 성큼… 절경인 유등천의 품에서 모두가 행복

유등천⑤ [유등천에도 찾아온 일상회복의 기대감]

  • 승인 2021-10-26 00:00
  • 신문게재 2021-10-26 10면
  • 신가람 기자신가람 기자
컷-3대하천

 




#조금씩 되찾은 일상으로의 회복
백신 2차 접종까지 마무리하니 코로나로부터 졸업했다는 안도감과 문득 코로나 이전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부풀었다. 오는 12월이면 코로나 19가 중국 우한에서 처음 창궐한 지 정확히 2년이 되는데, 아마 지난 2년간 가장 많이 들은 단어가 '코로나'가 아닐까 지레짐작해본다.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에는 대형종합병원과 보건소 등 의료기관 취재를 담당하던 때였는데, 코로나19가 이렇게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 예상하던 전문가는 주위에 한 명도 없었다.

최근 백신 2차 접종자가 늘어나면서 6인~8인까지도 사적모임을 할 수 있게 됐다. 그전까지는 너무나 당연했던 것들을 오랜만에 마주할 수 있다는 기쁨을 온몸으로 느꼈다.

서서히 다가오는 일상회복의 설렘을 느끼며 주말을 맞았다. 눈뜨자마자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는 기분처럼 얇은 겉옷을 걸치고 유등천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정확한 구간 설정 없이 사람들의 활기가 느껴지는 곳으로 눈길과 발걸음을 즉흥적으로 옮기며 유등천의 정취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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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침교 인근에서 가장교 방향으로 찍은 유등천의 모습, 맑고 투명한 유등천의 수질까지 돋보인다.  신가람 기자 shin9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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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유등천 가장교 인근에 가족단위로 산책을 나온 주민들도 쉽게 볼 수 있다. (아래) 유등천 인근에 대규모로 피어난 코스모스를 보며 지나가는 지역 주민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신가람 기자 shin9692@

계획 없이 들뜬 마음만 가지고 찾은 주말 유등천의 모습은 그동안 봐왔던 유등천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뽐냈다. 그나마 집에서 가장 가까운 수침교에 닿는 것도 이미 40분이 걸렸지만, 곳곳에 피어난 코스모스를 보니 다시 이내 발걸음이 다시 가벼워졌다. 유등천 인근 아름다운 경치를 두고 사진을 찍는 연인들, 돗자리 하나 가지고 나들이 나온 가족 단위의 인근 주민들, 하나같이 비슷한 감정이었을까. 유등천 주변 자연의 생명력에 화답하듯 사람들의 모습에도 활기가 느껴졌다.

"그래, 이 모습이 처음 봤던 유등천의 모습이었지." 2019년 5월, 대전에 처음 내려와 그해 10월에 유등천을 처음 걸었으니,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 당시에는 '아무 연고 없이 대전에 홀로 내려오는 게 맞는 길일까'라는 생각을 자주 했는데, 그럴 때마다 혼자 유등천에서 생각을 정리하곤 했다. 이제는 그랬던 시절이 있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평생 대전에 살겠다며 다짐한 인간으로 성장해있다. 아는 사람 하나 없었던 그때의 외로움이 코로나로 만들어진 외로움과 크게 다르지 않은 건지 공교롭게도 이날 수침교를 따라 버드내 다리 쪽으로 걷는 코스는 생각해보니 2년 전 유등천을 처음 걸었던 코스와 같은 코스였다. 단지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그 당시의 순간들을 돌이켜보니 자연스럽게 같은 길로 접어들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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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유등천 수침교 바로 아래에 있는 게이트볼장과 인근 산책로에서 지역민들이 유등천을 즐기고 있다. (아래) 가장교 아래에 있는 야구장에서 유소년 야구팀이 야구를 즐기고 있다.  신가람 기자 shin9692@
#작지만, 소중했던 유등천의 모습들
정오를 지나 날이 조금 더 따듯해지자 게이트볼장에서 운동하는 어르신들을 포함해 천 인근을 산책하는 주민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외출 준비를 하면서 혼자 신난 건 아닌지 살짝 우려도 했지만, 유등천에 도착해 걸으면 걸을수록 많은 사람을 볼 때마다 일상으로의 회복이 멀지 않았다는 걸 실감했다.

오전 11시에 집을 나섰고 수침교를 지나 가장교에 다다르니 시간은 어느새 오후 1시를 가리키고 있다. 그동안 유등천 인근을 걷고 돌아다니며 유등천의 경치에 집중했다면 이날은 온전히 유등천을 즐기는 사람들의 표정과 모습들을 섬세하게 살펴보았다.

누군가는 화사한 꽃들을 보며 자연미에 감동을 하고, 누군가는 신난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 모습을 조심스럽게 보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힐링이 다가오는 느낌이다. 하천 주변에 보이는 벤치에 앉아 가장교 인근에 있는 야구장에서 아이들이 경기를 하는 모습도 한참을 멍하니 바라봤다. 코로나 이전에는 매주 성인들을 포함해 유소년 야구팀이 이곳에서 인산인해를 이뤘었는데, 이 모습도 굉장히 오랜만에 만나는 일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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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교에서 찍은 유등천 경치  신가람 기자 shin9692@
#매번 보아도 아름다운 유등천 절경
유등천을 걸을 때마다 일종의 의식처럼 하는 행동들이 있는데, 보이는 대교마다 올라가서 유등천의 경치를 사진을 찍곤 한다. 대교에서 비슷한 구도로 찍은 사진만 휴대전화에 족히 100장은 넘을 것 같지만, 매번 보아도 황홀한 절경이기 때문이다. 특히 그날 날씨까지 사진을 찍는 데 도움을 준다면 왠지 선택받은 느낌이라도 드는 것처럼 수십 장의 사진을 연속으로 찍는다.

이날도 가장교에 이어 태평교까지 올라가 사진을 찍으며 경치를 감상했다. 매번 느끼지만, 대전 도심 한가운데 유등천이 있다는 건 지역민들에게 큰 축복이다.

지난 2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유등천을 5번 넘게 다녀오며 한 번 걸을 때마다 15㎞에서 20㎞까지 걸었으니 족히 100㎞는 걸었을 것으로 예측된다.

결국 업무와 연관된 일이라 생각해 어떤 날은 고되기도 했고, 가끔은 번거로운 걸음으로 생각했지만 그래도 유등천의 곳곳을 들여다 볼 수 있었기에 '그래도 잘 다녀왔다'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는 '일상으로의 회복'이라는 주제로 삼았다. 어찌 보면 개인적인 바람이 담겼을 수도 있다. 지난 2년 동안의 기간이 일상을 잃어버린 기간이었다면 조만간 유등천에서는 그동안 마스크로 가려진 입가의 미소를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유등천=신가람 기자 shin9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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