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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환 대표 |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요즘은 가까운 사람이 아니면 전화하기 전 문자를 보낸다. "혹시 전화해도 되나요?" 그냥 전화하면 되지 무슨 문자로 양해를 구하나 생각했지만, 문자도 받지 못하는 상황인데, 전화를 받을 수 있겠나 생각하니 한편으로는 배려하는 생각이며 행동이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불쑥 울리는 전화가 더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 "우리 너무 오래 만나지 못했는데, 한번 보자"고 한다.
친구로 지낼 때에는 매일 붙어 지냈는데, 못 본 지가 5년은 된 듯하다. 직장의 굴레가 벗어진 지금, 마음만 먹으면 시간을 정해 만나면 되는데, 그 만남이 너무 길어졌다. 친구이기 때문에 더 소홀한 것 아닌가 반성해 본다.
'한번 보자' 이메일은 4천명, 스마트폰에는 2천명의 지인이 저장되어 있다. '한번 보자'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1/20도 안된다. 입장을 바꿔 본다.
내가 아는 지인 중 '한번 보자'고 할 사람 중에 내가 포함될 가능성을 따져 본다. 내가 말할 수 있는 사람 모두가 나에게 말할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
지인 명단에도 없지만, 나에게 '한번 보자'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한번 보자는 말에는 정이 있다. 빈말이지만,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어느 날, 한번 보자는 사람과 소주 한잔 하며 추억을 되새기며 하하 웃는 모습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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