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갑천국가습지 옆 도안호수공원 조성공사가 한참 진행되고 있다. 갑천습지와 호수공원은 하천 제방 하나를 두고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게 될 예정으로 이에대한 논의가 요구되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
갑천습지에서 이뤄진 2015년과 2020년 생물상 정밀조사 결과를 중도일보가 입수한 결과, 파충류와 어류, 무척추저서동물군에서 관측되는 종과 개체 수가 최근 들어 감소한 것을 파악됐다. '대전시 습지보전실천계획(2021~2025)'에 따르면 갑천습지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된 생물 중 포유류 6과 7종, 양서류 3과 5종으로 2015년과 2020년에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환경 변화에 민감한 파충류는 2015년 2종 4과가 관측되던 것에서 가장 최근인 2020년 1과 2종만 발견되고 있다. 또 어류 중에서는 6과 22종의 서식이 확인되던 것에서 최근에는 6과 18종으로 감소했고, 자연환경평가의 지표로도 이용되는 민감종인 저서형 대형무척추동물은 2015년 42과 66종에서 2020년 33과 49종으로 확연히 감소했다. 양서·파충류 중에서는 맹꽁이가 최근 조사에서 발견되지 않았고, 너구리 역시 인근 주민들의 목격담만 전해졌을 뿐 배설물과 발자국 등은 나오지 않았다.
대신, 가시박, 단풍잎돼지풀, 돼지풀, 환삼덩굴을 비롯해 큰입배스, 블루길 등 생태계교란생물이 발견됐다. 법정보호종의 경우 2020년 삵, 수달, 원앙, 황조롱이, 미호종개 등 5종이 조사됐다.
갑천습지는 보전가치가 높아 생태계 보전을 위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방안이 수립되어야 하지만, 습지보호지역 지정 외에는 특별한 관리체계는 아직 수립되지 않은 상태다.
![]() |
갑천습지에서 자라는 버드나무 위로 인근 아파트 개발을 위한 크레인이 보인다. 갑천습지 보호와 아파트 개발이 한 공간에서 이뤄지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
특히, 2014년부터 친수구역 조성사업을 시작해 지난해에는 설계를 마친 호수공원에 착공까지 이뤄진 반면, 갑천습지보호지역은 석 달 전에 지정되면서 호수공원 개발에 습지 보호 및 연계방안은 아직 논의되지 않고 있다. 습지원과 갈대산책로를 조성해 완충지대를 조성하는 계획은 호수공원 설계에 반영되었으나 두 지역의 생물 사이 발생할 교란과 영향 그리고 역할에 대해서는 검토 없이 부서를 달리하는 별개의 사업으로 갑천습지 보호와 호수공원 개발이 진행 중이다.
대한습지학회 부회장인 유영한 공주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호수공원이 완전히 개발된 도심이 아니라 일정 부분 자연의 형태를 유지한다면 이러한 환경에 적응하는 생물이 서식하는 곳이 될 것으로 갑천의 원시 생태계와 조화를 이룰 방안을 미리 고민하고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 |
갑천습지에 저녁은 이미 인근 아파트단지의 조명의 영향을 받고 있다. |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