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노인신문]노화와 죽음에 대처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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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노인신문]노화와 죽음에 대처하는 방법

황영일 명예기자

  • 승인 2023-10-26 15:54
  • 수정 2023-11-09 14:31
  • 신문게재 2023-10-27 10면
  • 원영미 기자원영미 기자
황영일
황영일 명예기자
"경로당에 언제 들어오실래요."

"글쎄요…."

거의 2년에 걸쳐 경로당 회장의 입회 권유가 계속되었지만, 선뜻 결정이 서지 않았다. 70대 초였으니 입회 시기가 지났는데도. '경로당? 머리 허연 노년들이 모이는 곳, 내가 벌써 입회해야 하나?'라는 생각에 어쩐지 꺼려졌다. '몸은 늙었어도 마음은 아직 청춘인데….'

사람은 누구나 예외 없이 생로병사의 과정을 밟는다는 것이 상식인데도 늙음에 가까이 가기가 싫고, 늙는 것이 두렵기도 하니 경로당 문을 냉큼 두드릴 수 없었을 것이다.



늙음 기피에 관해 서울대학교 권석만 교수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늙는 것이 두려운 까닭은 마음이 노화를 수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노화 불안은 노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 자신의 외모가 늙어 가는 것, 노년기 불행, 삶의 가치 상실 등에 대한 두려움을 의미한다. 노화 불안의 바탕에는 죽음에 대한 불안이 깔려있다. 늙는 것이 두려운 이유는 몸과 마음이 시들어갈 뿐만 아니라 죽음이 다가옴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특히 100세 시대에는 노화 불안과 죽음 불안에 대처하기 위해 어떤 대응 방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노년기의 삶은 현저하게 달라진다. 운동이나 건강식품에 집착하느냐, 혹은 자녀나 친구와 특별 관계를 형성하느냐, 때로는 정치적 집단 활동에 몰두하느냐 등이다.

어떤 방법을 택한다 해도 노화와 죽음 불안을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다.

'배움엔 나이가 없음'을 보여주는 사례 한 가지. 13·14·15대 국회의원을 지낸 권노갑 의원은 83세에 국내 최고령으로 석사를 딴 후, 93세로 외대 영문학 박사학위 과정에 입학했다. 일주일에 하루 이틀 교실에서, 하루 6시간씩 수업을 듣고 있다. 건강 관리 비결은 "첫째도, 둘째도 운동"이라면서 매일 1만 5000보씩 걷고 헬스장에서 2시간씩 운동을 한다고 했다.

세계적인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는 "10대, 20대라서 청춘이 아니라 살아 있는 동안은 계속 청춘이라고 생각한다. 100세 시대는 신체적·지적 체력 둘 다 중요하다. 그걸 유지하기 위해서 항상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한다. 암에 걸려서 췌장 등 내장을 다섯 가지나 제거했음에도 하루에 만 보씩 걷고 매일 한두 시간 정도는 공부 한다"고 말했다.

"잇몸이 아플 땐 어떤 성분을 먹어야 하나요?"라고 물으면 "먹지 말고 치과에 가라"고 답변해 준 네이버 지식인 '태양신' 조광현 치과 원장은 건강 때문에 병원을 접은 후 네티즌들의 질문을 받은 시간이 15년, 남긴 답글만 5만 건이 넘는다는 것.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닌데, 무엇이 선생님을 그렇게 움직이게 합니까"라고 물었을 때 그는 말했다.

"거동도 쉽지 않은 노인을 젊은 사람들이 찾아 주고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 원동력이었습니다. 내가 알려 준 지식으로 대우받고 이득을 얻었다며 고마워할 때 보람이 컸습니다"라고.
황영일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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