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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낙화놀이<제공=함안군> |
이번 행사는 사전예약자 6500명을 대상으로 제한 운영됐다.
군은 안전을 이유로 관람 인원을 제한하고 셔틀버스를 운용했으며, 낙화봉 체험과 전통공연도 함께 마련해 축제 분위기를 조성했다.
무진정 연못 위로 떨어지는 낙화봉 불씨는 고요한 장관을 연출하며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올해는 부처님오신날과 어린이날 연휴가 겹치며 전국 각지에서 인파가 몰렸다.
축제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과 가족 단위 관람객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점에서, 관광 유입 효과가 확인됐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과 뒤에는 군민들이 현장을 경험하지 못했다는 문제도 함께 남았다.
군민 상당수는 예약제 제한에 따라 축제장을 멀리서 바라보거나 아예 접근이 어려웠다.
행사장 접근이 통제되고 사전예약 없이는 진입이 불가능했던 만큼, 지역 고유 전통을 외부 관광객만 누리는 구조가 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군민의 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 낙화놀이가 지역사회와 동떨어진 행사로 자리잡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같은 혼잡을 막기 위한 조치였지만, 안전과 개방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행정 판단이 아쉽다는 평가다.
비가 내리는 등 기상 변수 속에서도 행사는 무리 없이 진행됐으나, 조기 점화로 황혼의 운치를 기대했던 관람객 일부는 아쉬움을 표했다.
정통성을 계승하며 K-불꽃이라는 상징적 가치를 강조한 낙화놀이는 함안군이 세계적 문화유산으로 육성하려는 대표 콘텐츠다.
그러나 지역민과의 정서적 간극이 반복된다면, '세계 유산' 이전에 '우리 축제'로서의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다.
화려한 불꽃도, 결국 군민의 공감 없이 그 빛을 오래 남기기 어렵다.
함안=김정식 기자 hanul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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