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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청양군 산사태 현장./사진=충남 청양경찰서 제공 |
17일 산림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부로 대전·세종·충남·충북 등 충청권에 산사태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발령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최고 단계가 내려진 지역이다.
산사태 위기경보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 4단계로 나뉘며, 이날 오후 3시 기준 영남·호남·경기·강원은 '경계', 서울·인천·제주는 '주의' 단계가 유지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17일 새벽부터 중부지방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시간당 20~50㎜ 안팎의 강한 비가 이어졌다.
특히 충남 서산에는 이날 오전 1시 46분부터 한 시간 동안 114.9㎜, 홍성에는 오전 4시 22분부터 한 시간 동안 98.2㎜가 내려 역대 시간당 강수량 최고치를 기록했다.
산림청은 "강우 전망과 선행 강우량, 지반 포화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충청권 4개 시·도의 산사태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했다"며 '심각' 단계 발령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피해도 이어졌다.
17일 오전 9시 35분께 충남 청양군 대치면 주정리 일대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주민 2명이 매몰됐다가 15분 만에 구조되기도 했다.
앞서 이날 오전 8시께에는 충남 공주시 장안면에서 배수로 정비 작업을 하던 마을 이장과 주민 등 5명이 갑자기 불어난 물에 휩쓸려 토사에 매몰됐다. 이 사고로 1명이 중상을, 2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에 지자체도 산사태 대응에 총력이다.
대전시는 이날 5개 구별로 상황판단 회의를 열고 산사태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예찰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까지 직접적인 산사태나 주민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시는 경보 단계에 맞춰 예방 중심 대응에 나섰다.
현재 대전에서 산사태취약지역으로 분류되는 곳은 총 44곳으로, 서구 11곳·중구 10곳 등 도심 산지 인근과 농경지 주변 가옥이 주로 지정돼 있다.
시 관계자는 "기상 상황에 따라 위험도를 면밀히 살피며 주민 안내·대피 체계를 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충남도는 위기경보 상향 직후 도내 전역에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하고, 대피 안내 방송과 함께 피해 예방 조치에 나섰다.
도청 재난대응상황실은 실시간으로 시설물 피해 현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이날 오전 5시 기준으로 부여·서천 등지에서 84가구 124명이 마을회관이나 초등학교로 대피한 상태다.
충남도 관계자는 "지자체별로 대피소를 운영하고, 주민들에게도 대피 상황이나 대처 방안을 실시간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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