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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지역 집중호우로 인해 침수된 청지천 주변 도로 및 농경지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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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지역 집중호우로 인해 침수된 청지천 주변 도로 및 농경지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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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지역 집중호우로 인해 침수된 도로 및 농경지 모습 |
집중적인 폭우로 충남 서산에서 하천이 범람하면서 침수 도로에 차량들이 고립돼 2명이 숨진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지점에 대한 사전 통행 차단 조치가 왜 이뤄지지 않았는지를 놓고 책임 공방이 예상되고 있다.
충남도와 서산소방서 등에 따르면 17일 오전 3시 59분께, 서산시 오남동에서 청지천 위 남원교를 지나 서산세무서 네거리로 이어지는 도로에서 "차량이 물에 잠겼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청지천이 범람해 이 도로에는 차량 8대가 고립되어 있었다.
소방 당국은 오전 5시 14분쯤 고립된 차량 운전자 3명을 구조한 데 이어, 오전 6시 15분께 또 다른 차량에서 심정지 상태의 A(60)씨를 구조해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끝내 숨졌다. 이후 오전 11시 25분께 인근에서 또 다른 피해자 B(83)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서산에는 전날 80.4㎜에 이어 17일 새벽부터 오전까지 438.5㎜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고, 특히 오전 1시 46분부터 한 시간 동안 114.9㎜, 오전 1시부터 3시간 동안 284㎜에 달하는 집중호우가 내렸다.
서산시는 청지천은 잠홍저수지에서 발원해 간월호를 거쳐 천수만으로 빠져나가지만, 이날 워낙 많은 비가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물이 제때 빠져나가지 못하고 많은 곳이 범람했으며,시내 전역에서 동시다발로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여력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청지천은 그동안 범람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시 관계자는 "200년에 한 번 내릴 수준의 기록적 폭우였다"며 "청지천은 과거 단 한 차례도 범람한 적이 없어 이번 사태는 예견이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서산시는 이날 오전 3시 17분 "청지천 범람 우려, 고지대로 대피하라"는 재난 문자를 발송했고, 20분 뒤인 오전 3시 36분에도 "도로 대부분 침수, 외출 삼가라"는 경고 메시지를 전송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고 도로의 완전 통제는 차량 침수 신고가 접수된 지 2시간 반이나 지난 오전 6시 30분께에야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서산시 등 이번 폭우로 인한 인명 피해 보고를 받은 뒤 "사망 사고를 유형별로 점검해 관리 미흡으로 인한 인재가 아니었는지 면밀히 조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사고가 발생한 청지천의 하천 정비 사업이 중단된 사실도 뒤늦게 재조명되며 관리 미비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홍수에 대비해 충남도 주관으로 청지천의 폭을 넓히는 사업이 2017년까지 진행되다가 멈춘 것도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된다.
2013년 11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청지천 하류인 양대동∼오남동 3.34㎞ 구간에서 진행된 '고향의 강 정비사업'을 통해 기존 55∼84m였던 하천 폭이 100∼190m로 대폭 넓혔으나, 이번에 사고가 난 남원교 주변을 포함해 나머지 5.71㎞ 구간 하천 폭을 44∼81m에서 80∼100m로 넓히는 사업은 언제 시작될지 기약도 없는 상황이다.
서산시 관계자는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신속히 마련하고, 중단된 청지천 정비사업을 조속히 재개할 수 있도록 충남도에 강력히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극단적 기후에 대응한 선제적 도로 통제 및 하천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과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산=임붕순 기자 ibs9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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