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중앙공원 밤마다 금개구리 "쪽쪽"…수풀에서 먹이활동 '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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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중앙공원 밤마다 금개구리 "쪽쪽"…수풀에서 먹이활동 '왕성'

[야간 금개구리 모니터링 동행해보니]
맑은 물에 곤충·수풀 우거져 최적 환경
한국 고유종이면서 서식처 상당수 상실

  • 승인 2018-08-14 12:06
  • 신문게재 2018-08-15 9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생태
세종 중앙공원 보존 농경지에서 라나생태연구소 연구원과 중앙공원 지킴이가 금개구리 생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어릴 적 발에 밟힐만큼 많았던 논두렁 '금개구리'가 어쩌다 멸종위기 생물이 됐을까"

세종시 중앙공원 금개구리 서식지 관련 취재를 하는 내내 머리 속에서 지워지지 않은 질문이었다.

금개구리 서식지를 직접 관찰하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라나생태연구소에 의뢰해 매주 1~2회 진행하는 야간 생태 모니터에 지난달 두 차례 동행했다.

매주 월요일마다 오후 7시부터 10시 30분까지 연구원과 중앙공원 지킴이 등 7~8명이 보존 농경지에서 금개구리 개체수와 서식지, 생태적 특성을 조사한다.



해가 지기를 기다린 후 가슴까지 오는 장화를 신고 빛을 비추는 렌턴을 착용한 채 농경지 모니터를 시작했다.

도넛 모양의 행복도시 중앙에 금강을 끼고 조성될 중앙공원은 금개구리 서식지가 발견되면서 농경지 일부가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다.

라남용 라나생태연구소장을 따라 들어간 농경지는 하루살이처럼 곤충류가 밝은 빛에 가장 먼저 반응했다.

파리, 모기, 메뚜기와 같은 곤충류를 주 먹이원으로 삼는 금개구리에게는 먹이가 풍부하다는 의미로 여겨졌다.

금개구리
세종 중앙공원 보존 농경지 금개구리가 잠자리를 사냥하고 있다.
몇 걸음 옮기지 않아 못자리 밑동에 웅크린 금개구리를 발견했다.

매끈하고 촉촉한 피부, 가방 끈처럼 등에 두 개의 줄이 그어져 있는 게 눈에 들어왔고 한국 고유종으로 생각보다 작은 몸집이었다.

처음엔 멀리서 조금씩 다가가 손바닥 한 뼘 거리까지 카메라를 대어 사진을 찍어도 금개구리를 인기척을 못 느끼는지 도망가지 않았다.

라남용 박사는 "금개구리는 시야가 좁아서 뱀처럼 천적이 와도 빠르게 도망치질 못하죠. 참개구리처럼 점프를 잘하는 것도 아닙니다. 대신 곤충류가 다가오기를 기다렸다가 순식간에 혓바닥으로 사냥하죠"라고 설명했다.

기자는 금개구리가 주변 생태계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개체가 아니라고 이해했다.

지난 6월에는 번식기를 맞아 중앙공원 보존 농경지가 금개구리 낮은 울음소리에 뒤덮였다고 한다.

조성희 중앙공원 지킴이는 "수컷 금개구리는 개굴개굴 울지 않아요. '쪽 쪽' 낮은 소리로 자신을 암컷에게 알리는데 산란철에 두드러지죠"라고 설명했다.

금개구리는 습지나 하천 주변 초지, 논, 물웅덩이에서 서식하는데 상당수가 아파트나 산업단지, 도로가 조성되면서 서식처가 파괴됐다.

행복도시건설청과 LH는 '금개구리 보전지역'의 면적을 21만㎡(논은 13.5만㎡, 습지 7.5만㎡) 확보해 중앙공원 2단계를 2021년까지 조성하기로 했다.

라 박사는 "세종 중앙공원 보존 농경지는 금개구리만의 서식처가 아니라 여러 자연생물이 서식하는 보존가치가 높은 곳"이라며 "농경지를 매립해 세운 행복도시의 원형을 기억한다는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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