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연의 산성 이야기] 임진왜란의 많은 사연이 담긴 곳 '삼천포'

[조영연의 산성 이야기] 임진왜란의 많은 사연이 담긴 곳 '삼천포'

제7회. 각산산성과 봉수(경남 삼천포시 각산동)

  • 승인 2017-07-28 00:01
  • 조영연조영연






제7회. 각산산성과 봉수(경남 삼천포시 각산동)

삼천포시 대방진굴항 북쪽 각산(角山)과 일대에는 임진왜란의 많은 사연이 담겨 있다. 각산은 높이가 해발 408m에 불과하지만 사천만과 한려수도 전경이 막힘없이 조망되어 군사적 요지로서의 조건이 아주 양호하다. 굴항과 더불어 산성과 봉화대가 그것이다.

대방사 골짜기를 타고 800미터 가량 오르면 각산산성 남문에 다다른다. 둘레 240여 미터의 소규모 타원형 테뫼식 석성으로 최근에 붕괴석 등을 활용하여 외벽 높이 3m 전후, 성폭 2m 정도의 성벽으로 복원해 놓았다. 그 바람에 성벽의 원래 모습은 찾을 길 없이 되고 말았다.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에 진주가 본래 백제 거열성(居列城)이었다는 기록을 근거로 백제 무왕(605) 무렵에 축조한 것으로 안내판에는 소개됐지만 확인되지 않은 거열성 위치와 더불어 복원으로 축성방법 등 원래 모습을 알 길 없어져 그 진위를 의심케 한다.

복원이 오히려 역사를 왜곡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성을 새삼 느낀다. 삼별초의 항거나 공민왕 때 침노하여 약탈을 자행하던 왜구에 석전으로 싸웠다는 안내판 기록도 있으나 심히 의심된다.

성의 북문으로부터 700m 정도 정상에 조선시대 봉수가 설치됐다. 밑에 2m 정도 높이의 둥근 단을 쌓고, 그 위에 4m 가량 높이로 원통형 굴뚝을 세웠다. 기단 몸통 양편에 두 개의 환기구를 만들어 바람을 주입시킴으로써 원통 안의 착화를 도와 연기가 잘 빠지도록 구조되었다. 지역 주변의 봉수들과 협력해 진입하는 적의 방어에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봉수대에서 내려다보는 한려수도의 수려한 경관이 자못 낭만적이다. 하늘과 하나 된 한려수도, 쪽빛 도화지 위 크고 작은 섬들에 걸쳐진 웅장한 삼천포대교의 하얀 교각들, 주황색 긴 아치형 곡선, 점점이 떠 있는 녹색 섬들, 그 사이를 한가로이 물살을 가로질러가는 하얀 여객선이 석양에 눈부시다. 온갖 색깔들의 향연이다. 산과 바다 옥색과 녹색 사이에 든 흰 건물들이 더욱 돋보인다. 우람한 대교조차 귀여운 장난감 같다.

조영연 / ‘시간따라 길따라 다시 밟는 산성과 백제 뒷이야기’ 저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문화동 국방부 땅 매각 검토될듯…꽃마을엔 대체부지 확보 요청도
  2. 李정부, 해수부 논란에 행정수도 완성 진정성 의문
  3. 지역정책포럼 '이재명 정부 출범과 지역과제' 잡담회 개최
  4. 아빠도 아이도 웃음꽃 활짝
  5. [월요논단] 대전 야구.축구, 흥행은 성공, 결과는 불만
  1. 대전교육청 리박스쿨 관련 단체 민간자격증 소지자 16명 확인
  2. [홍석환의 3분 경영] 잘할 수 있다는 믿음
  3. [편집국에서] 안전 이별 했어?
  4. [오늘과내일] 대전 칼국수와 나가사키 짬뽕의 인문학적 교류 가능성
  5. [아침을 여는 명언 캘리] 2025년 6월16일 월요일

헤드라인 뉴스


李정부 해수부 이전 지방선거 메가톤급 뇌관되나

李정부 해수부 이전 지방선거 메가톤급 뇌관되나

이재명 정부의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추진이 채 1년도 남지 않은 제9회 지방선거를 흔드는 메가톤급 뇌관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탈(脫) 세종이 현실화되면 직접적 타격을 입는 충청권을 넘어 인천, 호남까지 연쇄 충격파가 우려되면서 전선확대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는 16일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앞으로 5년간 국정 청사진을 제시할 국정기획위원회 1차 전체회의를 갖고 본격 가동에 착수했다. 이 대통령의 PK 대표 공약이었던 해수부 부산 이전도 조만간 구체화 될 전망이다. 대통령실에선 경제성장수석 산하에 신설되는 해양수산..

"팔지도 않은 집에 세금을?" 대전 재초환 둘러싸고 `설왕설래`
"팔지도 않은 집에 세금을?" 대전 재초환 둘러싸고 '설왕설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를 둘러싸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대전에선 올해 입주한 서구 용문1·2·3구역 '둔산더샵엘리프' 재건축 사업이 적용대상으로 꼽히면서 반발이 커지고 있다.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재건축 부담금 부과 예상 단지는 전국 58곳으로 집계됐다. 이중 대전에선 용문1·2·3구역이 유일하다. 재초환은 재건축으로 얻은 초과 이익이 조합원 1인당 8000만 원이 넘으면 초과 이익의 최대 절반을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이를 두고 용문1·2·3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재초환 제도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

[대입+] 문과 침공 현실화… 인문계·교대 합격생 절반 이상이 `이과생`
[대입+] 문과 침공 현실화… 인문계·교대 합격생 절반 이상이 '이과생'

2025학년도 대학 정시모집에서 인문계 학과와 교대 정시 합격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수학 '미적분' 또는 '기하'를 선택한 수험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학년도 통합수능 도입 이후 수학 선택과목 간 표준점수 차이로 인해,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인문계 학과에 대거 교차 지원하면서 발생한 이른바 '문과 침공' 현상이 본격화된 결과로 분석된다. 15일 종로학원 분석결과 수도권 주요 17개 대학(서울대·고려대 등 비공개)의 인문계 학과 340곳 중 정시 합격생 가운데 55.6%가 미적분 또는 기하를 선택한 수험생으로 나타났다. 수학..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참전유공자들, ‘안보’의 중요성 강조 참전유공자들, ‘안보’의 중요성 강조

  • ‘피해 없도록’…침수대비 수방장비 점검 ‘피해 없도록’…침수대비 수방장비 점검

  • 아빠도 아이도 웃음꽃 활짝 아빠도 아이도 웃음꽃 활짝

  • ‘내 한 수를 받아라’…노인 바둑·장기대회 ‘내 한 수를 받아라’…노인 바둑·장기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