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노인신문]존경심을 가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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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노인신문]존경심을 가르치다

이갑선 명예기자

  • 승인 2023-10-05 17:49
  • 수정 2023-11-09 14:32
  • 신문게재 2023-10-06 90면
  • 원영미 기자원영미 기자
이갑선
이갑선 명예기자
어린아이 하나가 바르게 성장하려면 온 마을 사람들의 배려와 보살핌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가진 재능이 성장 과정에서 빛을 잃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많은 아이들이 어렸을 때 개성 그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이들의 재능을 있는 그대로 응원해주어야 합니다.

우리의 미래를 책임지는 어린이를 위해 그들의 밝은 미소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어느 초등학생 소녀가 학교에 가자마자 담임선생님에게 길에서 주워온 야생화를 내밀며 이 꽃 이름이 무엇인지 질문했습니다.

선생님은 꽃을 한참 보시더니 말했습니다.



"미안해서 어떡하지 선생님도 잘 모르겠는데 내일 알아보고 알려줄게."

선생님 말에 소녀는 깜짝 놀랐습니다.

선생님은 세상에 모르는 게 없을 거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집으로 돌아온 소녀는 아빠에게 말했습니다.

'아빠, 오늘 학교 가는 길에 주운 꽃인데 이 꽃 이름이 뭐예요? 우리 학교 담임 선생님이 모른다고 해서 놀랐어요.' 그런데 소녀는 오늘 두 번이나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철석같이 믿었던 아빠도 이 꽃 이름을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왜냐면 소녀의 아빠는 식물학을 전공했고 대학에서 강의하시기 때문입니다.

다음 날 학교에 간 소녀를 담임 선생님이 불렀습니다. 그리고는 어제 질문한 꽃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소녀는 아빠도 모르는 것을 잊어버리지 않으시고 알려준 선생님이 역시 대단하다고 감탄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어젯밤 소녀의 아빠가 선생님에게 전화해서 그 꽃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주었던 것이었습니다. 아빠는 그 꽃이 무엇인지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딸이 어린 마음에 선생님께 실망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던 것입니다.

학교 교육과 가정 교육, 사회교육은 백 년의 약속입니다.

미래 백 년의 시간을 위해 준비하는 길고 긴 과정이 바로 교육이기 때문입니다.

요즘 나라가 시끄럽고 교권이 무너졌다고 하고 위아래도 없고, 어른이 없는 세상에서 싸움박질만 하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던 질서의 근본인 효를 실천해야 할 '효 문화'의 뿌리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회 질서의 근간인 경로효친이 살아나서, 가정 교육과 학교 교육, 사회교육이 잘 연계되고 조화를 이루어 가정에서는 부모에 효도하며 사회에서는 어른을 공경하고, 가정에서는 스승을 존경하도록 가르치고 학교에서는 부모님을 공경하도록 가르치면 이상적인 인성교육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스승이 존경받고 학생은 사랑받으며 경쟁의식에서 벗어나 바름을 존중하고 배려와 섬김으로 행복한 삶을 살아가도록 우리 교육의 목표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학우들과 함께 꿈을 품고 스스로 행복한 삶을 살아가도록 자녀들을 놓아주어야 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효를 사회 규범의 으뜸으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경로효친(敬老孝親)을 사회생활의 규범으로 정하여 내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모든 어른을 공경하는 문화로 발전했던 것입니다. 효도하며 존경하는 사회를 만들어 갑시다.

이갑선 명예기자(도마동침례교회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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