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음악, 코로나 19를 극복하는 사랑의 힘

  • 오피니언
  • 풍경소리

[풍경소리]음악, 코로나 19를 극복하는 사랑의 힘

안성혁 작곡가

  • 승인 2020-06-29 15:34
  • 신문게재 2020-06-30 19면
  • 김소희 기자김소희 기자
안성혁 작곡가
안성혁 작곡가
2020년이 시작하고 6개월이 지난다. 그동안 우리 삶에는 많은 변화가 왔다. 특히 코라나19로 인한 펜대믹(Pandemic)은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그리고 다시 생활 속 거리두기를 통해 우리는 직간접적으로 코로나와 싸우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는 그동안 우리의 평범한 삶과 우리 곁에 있는 지인들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다음 두 편의 글을 소개한다.



이 몸이 새라면 이 몸이 새라면 날아가리

저 건너 보이는 저 건너 보이는 작은 섬까지



이 몸이 새라면 이 몸이 새라면 날아가리

저 하늘 높이 뜬 저 하늘 높이 뜬 흰 구름까지

1800년 독일의 문학가이며 철학가인 요한 고트프리드 헤르더(Johann Gottfried Herder)가 쓴 시 "Wenn ich ein Voglein war(만약 내가 새라면)"라는 시다. 여기에 독일 작곡가 요한 프리드리히 라이히하르트 Johann Friedrich Reichardt) 작곡하였다. 우리나라에선 독일동요 또는 민요로 알려졌으며 많이 부르고 있다.

또 한편의 글이다.

거리라는 말. 거리를 두고 사랑한다고? '해와 달까지 거리' 말인가? 그렇다면 그것은 거리가 아니라 단절이다. '아득하면 되리라고?' 그것은 거짓 그리움이다. 그리우면 몸을 던져 달려가야 한다.

윤희경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중

이 두 텍스트는 우리의 마음 깊은 곳의 한 부분을 건드린다. 그것은 그리움이다. 두 글은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새가 되고 싶다. 또 사랑하고 그리우면 만나야 한다"는 내용이다. 지금은 그렇지 못하기에 그리움이 싹튼다. 생활 속 거리두기를 하며 인터넷이나 전화나 스마트폰으로 연락하며 직접 만남을 자제하고 있다. 이렇게 만남이 어려워지고 모임이 제한되는 시기 우리는 가족, 친구와 연인 그리고 동료와 지인들을 그리워한다. 사람은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하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많은 작곡가들은 이러한 마음을 음악으로 표현했다.

우리나라 가곡들에는 이런 정서와 감성이 잘 녹아 있다. 김동진의 '가고파', 최영섭의 '그리운 금강산', 김규환의 '남촌', 이수인의 '고향의 노래'등에는 추억이 얽힌 곳 또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담겨있다. 전래동요 '오빠 생각', 김동명의 '내 마음은' 등 가족과 연인을 그리는 마음을 느낄 수 있다. 또 윤이상 '고풍의상', 조두남의 '산촌', 김연준 '무곡' 등은 흥겨운 우리의 정서를 잘 담아냈다. 이 가곡들은 코로나 시기 여러분들의 마음을 달래 줄 것이라 믿는다.

이번엔 유럽으로 가보자. 1801년 오스트리아 빈의 귀족 귀차르디(Guicciardi)가의 피아노가 있는 빈 거실. 이곳에 한 피아니스트가 들어온다. 그는 피아노에 앉아 귀를 피아노에 대고 연주를 시작한다. 아버지와 숨어서 듣던 줄리에타 귀차르디(Guilietta Guiccardi)는 자신도 모르게 음악에 이끌려 나오고 놀란 피아니스트는 서둘러 그 곳을 떠난다. 그는 이 즉흥적인 연주 후에 이를 소나타로 작곡하였다. 그는 베토벤이었다. 숨어서 듣던 그녀는 베토벤의 연인이었다. 이곡은 피아노 소나타 14번 Op.27-2 '환상적 소나타'다. '월광'이라고도 한다.

'월광'이라는 제목은 베토벤 사후 음악평론가이자 시인인 루드비히 렐슈타프 (Ludwig Rellstab)가 1악장을 "마치 루체른 호수위에 비치는 달빛 같다"라는 표현하여 붙여졌다. 베토벤은 이곡을 그의 연인 줄리에타 귀차르디에게 바쳤다. 이 소나타는 신비한 달빛과 그리움의 1악장, 명랑한 2악장 그리고 열정어린 3악장으로 구성된 사랑의 서사시다, 이곡은 사랑에 대한 그리움뿐만 아니라 삶에 용기를 불어넣는 강한 힘도 느낄 수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삶이 많이 지쳐가고 단절 아닌 단절이 되어가는 요즘 더욱 사람들이 그리워진다. 만남이 쉽지 않게 되었지만 이런 일들이 오히려 그동안 가까이 있었던 사람들이 정말 소중했다는 것을 아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희망을 갖자. 그리고 음악을 들어보자. 음악은 여러분들의 이런 마음을 위로하고 희망을 줄 것이다. 코로나 19 이 또한 지나가리니!
안성혁 작곡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경찰 인력난에 승진자도 저조… 치안공백 현실화
  2. 대전시와 5개구, '시민체감.소상공인 활성화' 위해 머리 맞대
  3. 세종시 '학교급식' 잔반 처리 한계...대안 없나
  4. [한성일이 만난 사람]여현덕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인공지능(AI) 경영자과정 주임교수. KAIST-NYU 석좌교수
  5. 세종시 재정 역차별 악순환...보통교부세 개선 촉구
  1. 세종시 도담동 '구청 부지' 미래는 어디로?
  2. 더이상 세종시 '체육 인재' 유출 NO...특단의 대책은
  3. 세종시 '공동캠퍼스' 미래 불투명...행정수도와 원거리
  4.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5. 세종시 교통신호제어 시스템 방치, 시민 안전 위협

헤드라인 뉴스


전기 마련된 대전충남행정통합에 이재명 대통령 힘 실어줄까

전기 마련된 대전충남행정통합에 이재명 대통령 힘 실어줄까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으로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새로운 전기를 맞은 가운데 17일 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서 다시 한번 메시지가 나올지 관심이 높다. 관련 발언이 나온다면 좀 더 진일보된 내용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역대 정부 최초로 전 국민에 실시간 생중계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의 2주 차 부처 업무보고가 16일 시작된 가운데 18일에는 행정안전부 업무보고가 진행된다. 대전과 충남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이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추가 발언을 할지 관심을 두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이전에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하기 위해..

[기획시리즈] 2. 세종시 신도시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2026년은?
[기획시리즈] 2. 세종시 신도시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2026년은?

2026년 세종시 행복도시 신도시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이 지난 12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거치며, 내년 청사진을 그려냈다. 이에 본지는 시리즈 기사를 통해 앞으로 펼쳐질 변화를 각 생활권별로 담아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행정수도 진원지 'S생활권', 2026년 지각변동 오나 2. 신도시 건설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변화 요소는 3. 정부세종청사 품은 '1~2생활권', 내년 무엇이 달라지나 4. 자족성장의 거점 '3~4생활권', 2026년 던져진 숙제..

‘의료 격차 해소·필수의료 확충’ 위한 지역의사제 국무회의 의결
‘의료 격차 해소·필수의료 확충’ 위한 지역의사제 국무회의 의결

의사가 부족한 지역에서 10년간 의무적으로 복무하는 소위, ‘지역의사제’ 시행을 위한 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출산과 보육비 비과세 한도 월 20만원에서 자녀 1인당 20만원으로 확대하고, 전자담배도 담배 범위에 포함해 규제하는 법안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54회 국무회의에서는 법률공포안 35건과 법률안 4건, 대통령령안 24건, 일반안건 3건, 보고안건 1건을 심의·의결했다. 우선 지역 격차 해소와 필수의료 확충,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지역의사의 양성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공포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