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초대석] 박병주 국립세종도서관장 "세종시와 함께한 7년… 정책전문+공공역할 최선"

[중도초대석] 박병주 국립세종도서관장 "세종시와 함께한 7년… 정책전문+공공역할 최선"

코로나19 비대면 시대, 도서관 역할 변화 발맞춰 새로운 도전
내년 세종시립도서관 개관땐 정책정보 전문도서관 업무 충실
이용자·대출 늘었지만 직제낮고 인원 태부족… 임기기간 숙제

  • 승인 2020-12-28 10:53
  • 수정 2020-12-29 09:47
  • 신문게재 2020-12-29 9면
  • 고미선 기자고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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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주 국립세종도서관장.
"세종시 최초의 국립문화시설이자 국립중앙도서관의 첫 지방 분관인 국립세종도서관의 개관을 준비한 한 사람으로서, 개관 7주년에 즈음해 관장으로 부임하게 돼 의욕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지난달 27일 부임한 박병주 국립세종도서관장은 중도일보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비대면 시대 도서관 역할 변화에 발맞춰 새로운 도전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2일 개관 7주년을 맞은 국립세종도서관은 국내 최초 정책정보 전문도서관이자 세종시민이 사랑하는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정책을 집행하는 행정부'의 정보제공을 지원하는 고유의 역할과 함께, 세종시의 공공도서관 역할까지 담당해 온 셈이다.

박 관장은 내년 세종시립도서관의 개관을 앞두고 국립세종도서관의 7년간의 노하우를 전달하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세종시립도서관 운영계획 수립할 때 참여할 수 있다면 양 도서관의 협업 방안을 자문하며, 시립도서관이 개관하자마자 올바른 서비스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라며 "시립도서관이 세종시 공공도서관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면, 국립세종도서관은 정책전문도서관으로서 본연의 업무에 좀 더 충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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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주 국립세종도서관장.
- 국립세종도서관장 부임을 축하한다.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1990년 3월 문화부에 임용돼 30여 년간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중앙도서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근무했다.

특히 2013년 국립세종도서관 개관·운영 TF팀에 참여했으며, 초대 서비스이용과장으로서 서가·열람석 등의 제작 및 배치 등 공간을 구성하고 운영계획을 수립했다.

공직에 입문해 처음 맡은 '이달의 문화인물'사업은 매월 옛 선현을 1명씩 선정해 그 인물을 기리는 세미나, 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며 보도자료를 작성, 배포하는데 그 내용이 기사화되는 것을 보고 공직의 중요성과 책임감이 크다는 것을 느꼈다. 이는 30여 년의 공직 생활에 커다란 이정표가 됐다.

'한글날 기념식', '한국어의 세계적 보급', '세종대왕 탄신 600주년 기념' 사업을 담당한 경험을 되돌아볼 때 '한글'과 '세종'이라는 단어와 관련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 정책정보의 보물창고라 불리는 국립세종도서관은 일반인들이 흔히 아는 도서관과는 어떻게 다른가.

▲국립세종도서관은 '정책을 집행하는 행정부'를 지원해 행정부처의 정책 수립, 집행, 평가 등의 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정보를 지원하는 국내 최초 정책정보 전문도서관이다. 또한 정부 국정과제와 문화체육관광부 인문정신문화 진흥 기본계획에 따른 인문·문화예술 허브 특화도서관으로서 인문·문화예술서비스 기능 강화에 큰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책정보포털 POINT에는 정책정보 동향과 주요 정책정보원, 인문·문화예술 온라인 콘텐츠 검색기능 제공, 문화예술기관 대상 목록수집을 통한 특화 장서 목록 구축, 인문·문화예술자료실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국립세종도서관은 정책정보도서관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굳힐 뿐만 아니라, 정책회원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정책정보와 다양한 최신 자료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제공할 계획이다.

- 국립세종도서관은 지난 2013년 신도심 첫 문화시설로 건립된 이래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사랑을 받아왔다. 그간 도서관의 내외적 변화와 성장사례가 궁금하다.

▲2013년 12월에 개관한 이후 현재까지(11월 말 기준) 총 방문 이용객 489만 명, 대출회원 수 14만6000명, 총대출 책 수 554만 책 등 큰 성과를 보였다.

세종시는 새로 생긴 도시답게 평균 연령이 37세인 젊고 역동적인 도시다. 전체 인구 35만 명 중 영·유아와 10대, 30~40대가 세종시 전체 인구의 62%를 차지한다.

이러한 세종시의 인구 특성상 가족 단위로 도서관을 찾는 이용자들이 많다. 도서관 대출회원 14만6000명 중 30~40대가 8만 명으로 전체의 54% 정도이며, 영유아와 10대가 3만3000명으로 22.4%를 차지한다.

개관 이후 대출된 554만 책 가운데 약 58%에 해당하는 321만 권이 아동 자료였다. 국립세종도서관은 이 점에 주목해 비치희망도서 서비스와 신간 자료의 우선 수집을 통해 제공자료의 최신성을 유지하고 있다.

소장자료는 개관 당시 8만 권으로 시작해 현재 70만 권을 돌파했다. 이는 매년 10만 권 정도 장서를 확충한 셈이다.

타 지역대표도서관과 엇비슷한 장서를 갖추는 등 국립도서관으로서의 면모를 갖춰 세종시가 책 읽는 도시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 코로나19 확산과 거리 두기 강화 등으로 도서관도 변화하고 있다.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국립세종도서관을 비롯한 다른 문화시설들이 임시 휴관 또는 부분적 개관만 하고 있어 국민이 예전처럼 자유롭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없다.

이에 국립세종도서관은 위기를 새로운 도전의 기회로 삼아 비대면 도서관 이용 환경 조성을 위해 나섰다.

온라인을 통한 '사전예약 도서대출'과 전시장을 VR이나 동영상으로 관람하는 '온라인 전시', 국립세종도서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독서문화프로그램'등을 비대면으로 전환하는 방식 등이다.

직접 도서관에 와서 책을 빌리지 않아도 독서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국내외 전자책 서비스를 확대하고, 올해 5월부터 구독형 외국 전자책서비스 '오버드라이브(overdrive)'를 통해 영어원서 이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각국에서 어린이 대상 영어교재로 활용되는 전자책, 오디오북, 레벨테스트, 독후활동 등의 '하이라이츠E라이브러리' 서비스는 학교와 학원을 가지 못하는 학습기 아동이 집에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좋은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전자책 학술논문 '케이알피아(KRpia)'는 관내에서 제공하던 서비스를 확대해 집에서도 한국학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키울 수 있도록 돕는다.

이 밖에도 국내 전자책 '북 레일' 국내신간도서 요약정보와 해외 베스트셀러 미리 보기, 최신 트렌드 분석과 미래예측 정보 등 북집을 통해 7000여 종의 인문교양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도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를 분리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권장 지원할 예정이다.

- 2021년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나 서비스를 소개해 달라.

▲그동안 해외 정부기관이나 연구기관의 국외 정책동향 자료를 영문자료에 한정해 요약 번역 서비스했지만, 내년부터는 영문자료뿐 아니라 독어, 불어, 일어와 기타 외국어 자료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러한 주요 국가의 정책동향 서비스는 정책 수립·집행 담당자들에게 다양한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립중앙도서관에 일부 남아 있던 정책정보서비스 관련 기능인 '국가정책정보협의회를 통한 정책정보 협력망 운영'이 내년 국립세종도서관으로 완전히 이관된다. 이에 따른 전문인력 확대, 정책정보자원 확대, 정책정보서비스 창구 일원화로 정책정보서비스 전문도서관이라는 본래의 역할을 강화할 동력을 얻게 됐다.

이와 함께 온·오프라인 병행으로 강연과 공연이 접목된 '꿀 책 토크', '해설이 있는 인문학', '과학으로 잇는 인문학', '마중물 부모강좌', '(자유 학년제)진로 찾기 여행' 등 총 180회의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시대의 이슈를 반영한 '기획 전시', 인문문화예술 특화 전시, 지역 예술단체·유관기관과의 연계를 통한 전시를 새롭게 준비 중이다.

더불어 이용자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공간구성으로 도서관 1, 2층에서 각각 운영하던 대출데스크를 1층 '자료대출대'로 통합 운영할 방침이다. 이용자 대기시간과 대출 동선 축소 등 효율적 운영이 기대된다.

- 임기 중 가장 이루고 싶은 바람은 뭔가.

▲개관 이후 폭발적으로 이용자와 대출량이 늘었지만, 국립세종도서관 정원은 현재 28명으로 인력 충원이 시급하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과 세종도서관의 직원이 1.5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적은 인원으로 정책전문 도서관 서비스를 담당하고 관외 대출 등 공공도서관의 역할을 하려니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또 직제도 낮다. 도서관장도 4급 서기관 직급이고 과장 역시 일부는 4급이고, 5급에 그친다. 국립세종도서관의 역할에 맡도록 직급도 높아지고 인력이 늘어나는 기초를 닦고 싶다는 희망 사항이 있다.

그렇지만 이는 행안부와 기재부와 협의해야 하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숙제로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 매달 사서추천 도서가 홈페이지에 올라온다. 중도일보 독자들에 추천하고 싶은 도서를 간략히 소개해달라.

▲국립세종도서관 사서가 추천한 '컨셔스: 내 인생을 바꾸는 힘'이라는 도서를 추천하고 싶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의 의식을 1차 의식과 2차 의식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는데 1차 의식은 무의식적으로 우리 일상을 지배하는 수동적인 의식을, 2차 의식은 진정한 자신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주체적으로 삶을 만들어가는 창조적 의식이다. 진짜 나를 만나고 타인이 아닌 나를 의식하는 삶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이 도서를 권하고 싶다. 대담=이승규 세종본부장·정리=고미선 기자 misuny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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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주 국립세종도서관장.


●박병주 국립세종도서관장은…

1963년 4월 6일 서울 출생, 성균관대 도서관학과 졸업 후 1990년 3월 문화부에 임용돼 문화정책국 조사과를 시작으로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정책국과 도서관정보정책기획단,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 자료관리부를 두루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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