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주년 광복절] 대청호에서 울린 승전보, 호중동학군이 있었다

  • 문화
  • 문화 일반

[75주년 광복절] 대청호에서 울린 승전보, 호중동학군이 있었다

이상면 서울대 명예교수 조부 이종만 선생 호중동학군 별동대장
대청호 중심서 벌어진 '대청전투' 공주성과 우금치 전투에 도움

  • 승인 2020-08-13 17:54
  • 수정 2020-08-17 08:17
  • 신문게재 2020-08-14 1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조부이종찬(종만)모창녕성씨
창녕 성씨였던 조모와 조부 이종만 선생.
1894년 동학군이 일본군을 상대로 첫 승전보를 올렸던 '대청전투'는 현재는 수몰된 대청호 인근 지역에서 일어났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학계는 동학의 소중한 승전사를 연구할 수 있는 후속 사업과 대청전투에 참여했던 '호중동학군'을 국위선양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동학전란이 일어났던 1894년, 충청권에서는 그동안 우금치 전투를 대표적인 동학전투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문의 부근 금강 남안의 '지명'과 마달령 초입 '봉계곡'을 포함하는 '대청전투'는 그동안 우리가 잊고 있었던 승전의 역사를 간직한 의미있는 전투였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최신식 무기를 가진 일본군에 맞서 맨주먹으로 대전만의 저항운동을 보여줬기에 75주년 광복절을 맞는 이 시점에서 대전충청 지역민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대청전투와 호중동학군에 대한 재조명은 이상면 서울대 법대 명예교수로부터 출발한다.

이상면 명예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호중동학군의 별동대장이었던 이종만(호적 이름은 이종찬)은 제 할아버지다. 1894년 10월 26일부터 29일까지 대청지역 전투에서 승리를 견인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대청전투는 공주 우금치전투를 돕고 청주에 주둔하고 있었던 삼남 최대의 군사기지 진남영과 일본군을 견제했던 치열했고 중요한 전투였다"고 말했다.

대청전투가 벌어지던 당시 전봉군의 호남동학군과 손병희의 호북동학군이 연합해 천연 요새 공주성을 점령한 일본군과 전투를 앞두고 있었다. 일본군은 위기에 몰린 공주에는 서로군을 보내 호남호북 연합동학군을 토벌하고, 진남영에 있는 청주에는 중로군을 보내 호중동학군을 토벌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문의 지명에 근거를 둔 호중동학군이 10월 29일 옥천에서 출정해 마달령을 넘어 봉계곡에서 중로군의 지대를 격파했다. 또 공주 지원에 나선 중로군의 후방을 교란해 결국 문의에 있던 일본군은 공주 지원을 하지 못하고 문의로 돌아와야 했다.

이상면 교수는 "연합동학군이 공주성 진압작전에서 패전을 거듭한 것과 달리 호중동학군은 연이어 승전했는데도 여태껏 이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RheeSM이상면
이상면 서울대 명예교수
우금치 전투 이후 이종만 별동대장이 이끄는 호중동학군는 또 한 번 활약한다. 11월 14일 연산에서 포위 작전을 전개해 노성에 집결해 있던 전봉준 동학군의 퇴로를 열었고, 이들은 무사히 논산으로 후퇴할 수 있었다.

이상면 교수의 조부이자 호중동학군의 별동대장이었던 이종만 선생은 동학전란 후 의병운동과 독립운동을 했다. 1914년 고국으로 돌아와 1956년 서거했다.

이상면 교수는 "동학은 민국혁명의 시원이다. 동학은 의병운동과 독립운동으로 이어졌고, 1919년 3·1운동으로 이어져 1945년 조국 광복으로 이어진다. 광복절을 맞아 대청호에서 있었던 동학의 승전보 역사가 알려질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이상면 교수는 조모와 조부의 장례식에서 조문을 오던 동학동지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이 교수는 호중동학군과 조부의 이야기를 '신인간' 잡지에 '고요히 흐르는 금강'이라는 제목의 소설로 지난 7월부터 24회 연재할 예정이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교육공무직 파업에 공립유치원 현장도 업무공백 어려움
  2. 인도 위 위협받는 보행자… 충남 보행자 안전대책 '미흡'
  3. [인터뷰]"지역사회 상처 보듬은 대전성모병원, 건강한 영향력을 온누리에"
  4. [춘하추동]한 해를 보내며
  5. 충남경제진흥원, 부패방지경영시스템 인증 획득
  1.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2. 충남교육청 2025 학교체육 활성화 유공자 시상식 개최
  3. 충남도 '2025 대한민국 지방재정대상' 국무총리상 수상
  4. 충남도, 도비도·난지도 개발 위한 행정 지원체계 본격 가동
  5. 고속도로서 택시기사 폭행 KAIST교수, 항소심서 벌금형

헤드라인 뉴스


李대통령 대전충남 與의원 19일 만난다…통합 로드맵 나오나

李대통령 대전충남 與의원 19일 만난다…통합 로드맵 나오나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대전 충남 의원들이 18일 전격 회동, 두 시도 통합을 위한 로드맵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면서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일극체제 극복을 위한 맞춤형 처방전으로 대전 충남 통합을 애드벌룬 띄우는 것이다. 그동안 국민의힘 주도로 이 사안을 주도해 왔다면 이제는 정부 여당 까지 논의가 확장하는 것인 내년 지방선거 전 통합을 위한 초당적 합의가 이뤄질 지 주목된다. 17일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1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전·충남 국회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갖는다...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대전이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을 통해 '글로벌 AX(인공지능 전환) 혁신도시'로 거듭난다. 대전시와 한남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KT, 비케이비에너지(주), ㈜엠아르오디펜스는 17일 '한남대 AX 클러스터 및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전 세계적으로 AI 기술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GPU 거점센터 구축을 통해 연구기관과 AI 전문기업을 지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거점센터는 한남대 캠퍼스 부지 7457㎡ 규모에 2028년까지 건립될 예정이다. 이날 협약식에..

④ 대전 웹툰 클러스터 `왜 지금, 왜 대전인가?`
④ 대전 웹툰 클러스터 '왜 지금, 왜 대전인가?'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