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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공항운영은 한국공항공사가 맡고 있다. 공사는 국내 14개 공항을 운영·관리하고 있다. 일부 대도시의 공항은 높은 수요와 국제선 운영으로 인해 흑자인 곳도 있으나, 대부분의 지방공항은 적자로 운영되고 있다. 모든 공항이 흑자로 운영되는 것이 좋겠지만, 소규모 지방공항은 공사로부터 지원과 보조를 받으며 운영되고 있다. 다른 공공 교통수단처럼 교차보조(cross subsidization) 방식과 유사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미 대중화된 항공교통 서비스는 여전히 일부만 이용하는 선택적 고급 교통수단으로 인식되고 있어, 당연히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의 기반시설로서 지역에 위치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의구심을 갖게 하고 있다. 이러한 의구심은 '인근에 다른 공항을 이용하면 되지 굳이 서산에 공항을 설치해야 하는가?'라는 경제적 논리 중심의 시각에서 비롯된 질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은 항공교통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지역민들의 불편을 묵인하는 것이기도 하며, 당연하게 받아야 할 이동권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기도 하다. 혹자는 '이 작은 나라에 너무 많은 공항이 있다'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이는 공항의 가치와 역할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터미널로 공항을 인식할 때의 주장이다.
아울러, 공항의 가치를 비즈니스에 기반한 수익모델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실제 공항이 위치하고 운영되는 것은 다양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낳는다. 공항을 통한 직접적 수익 규모는 제한적일 수 있으나, 간접적으로 관광객 유치와 물류 수송의 효율성 향상으로 이어지며, 지역의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또한, 공항이 들어서는 것만으로도 도시의 확장과 대외 접근성이 높아지며, 지역 간 경제·문화 교류가 활발해질 것이다.
서산공항(해미비행장) 인근에도 새로운 변화가 많이 있다. 내포 신도시 형성, 해미 국제성지 지정, 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개장, 주변 산업단지 개발과 계획 등 항공수요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이 상존하고 있다. 공항이 이러한 지역사업들과 연계될 경우 시너지 효과는 배가 될 것이다. 해외 중소도시에 위치한 공항으로 인해 도시의 발전이 있었다는 사례로 확인할 수 있다.
지역의 균형발전이 중요한 국가 정책으로 다루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면, 투자를 회피할 필요가 있겠는가? 현재 여러 지역에서 수행되고 있는 지역균형 발전사업들 중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경제성 있는 사업들은 매우 희소하다. 서산공항 건설사업 역시 당장 수익성을 보장할 수는 없지만 장기적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산업 및 관광 자원 경쟁력을 높이는 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물론, 서산공항 건설 과정에는 군사시설 보호구역 규제에 따른 제약, 환경보호를 위한 고려사항 등 여러 가지 난관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는 효율적인 공항운영과 환경적 측면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협력으로 풀어갈 문제다. 지역 주민과 기업, 지자체가 협력하여 서산공항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지역 발전 모델을 구축해 나간다면, 서산공항은 단순한 인프라를 넘어 충남 발전을 이끄는 핵심 거점이 될 것이다./김웅이 한서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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