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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국립공원 내 쌓아 오렬진 미발굴 계룡산성 모습.(사진=중도일보DB) |
수풀 속에 수백 년 간 가려져 있던 잊혀진 역사가 밝혀진다. 계룡산 최정상 천황봉 아래 잠들어 있던 계룡산성의 역사를 밝히기 위한 작업이 시각된다. 우리 민족의 끈질긴 대몽항쟁의 새로운 사실들이 드러날지 학계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계룡산 해발 800m 산봉우리에 사람 손으로 쌓아 올려진 총연장 4㎞ 석축 산성을 발굴하고 역사적 의미를 규명하는 연구가 시작됐다.
700여 년 전 살육을 일삼은 몽고의 침공 때 계룡산 주변 양민들을 보호하고 별초군이 장기항쟁을 벌이던 애환이 밝혀질지 주목된다.
15일 국립공원공단 계룡산국립공원 사무소는 계룡산 천황봉 아래 수풀에 잠긴 계룡산성을 조사하고 충남도 지정문화재 등록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계룡산성은 세상에 실체가 정확히 드러나지 않은 미발굴 석축 성곽이며, 공주시 신원사에서 1시간가량 산을 올라 성벽을 마주할 수 있다.
성곽은 고도가 낮은 신원사 뒤편 해발 425m에서 시작해 북쪽의 연천봉과 문필봉, 관음봉, 쌀개봉을 거쳐 계룡산 최정상인 천황봉(845m)까지 석축을 외줄로 길게 이어붙인 형태로 축조됐다.
성벽의 높이는 외벽의 경우 적어도 5m 이상의 높이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가파른 경사지에 계단을 쌓듯 돌을 올려 성벽에 단절구간 없이 공주 공산성처럼 포곡식 산성을 완성한 것으로 보인다.
주변에 돌을 채집해 산성을 축조한 것으로 보이는데 성벽 하부는 다소 큰 면석으로 쌓고 상부로 가면서 더 작은 할석을 올렸는데 틈에 쐐기 돌을 박아 견고함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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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 급경사지를 계단식으로 이어간 계룡산성 모습.(사진=금강문화유산연구원) |
(재)금강문화유산연구원은 2017년 지표조사를 바탕으로 계룡산성은 1231년부터 1270년까지 몽고군의 6차례 침략 당시 축조되었고, 산속으로 대피한 고려 백성들을 보호하는 입보용 산성으로 보인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몽고군은 6차례에 걸친 고려 침략에서 북쪽으로 내려와 공주와 논산을 거쳐 전라도 방면으로 진출해 전 국토를 유린했는데 이때 고려의 백성을 지키며 장기항쟁을 벌이는 호국산성(護國山城)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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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과 계룡산성 위치도.(사진=금강문화유산연구원) |
계룡산성은 장기간 문화재 관리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성벽 붕괴가 빨라지고 산세가 험해 아직 답사하지 못한 구간이 크게 남아 있어 문화재 지정 및 관리방안이 요구됐다.
조경옥 계룡산국립공원 사무소 소장은 "계룡산성은 산 정상에 큰 규모로 쌓은 성곽으로 아직 남아 있을 유물을 조사하고 왜 쌓았는지 조사가 필요하다"라며 "연말까지 충남도 문화재로 지정받도록 신청할 계획으로 계룡산성의 위상을 밝히는 데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공주=박종구·세종=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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