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는 갈마아파트 노인회를 이끌어가는 황호을이라는 노인회장으로부터, 동네 구석구석을 누비며 민원해결에 앞장서는 정능호 전 서구의원, 한마음 봉사단을 이끌어 가며 관내 저소득 가정 지원을 위한 성금 100만 원을 기탁한 바 있는 이덕일 회장, 부녀회를 이끌어가며 1개월에 두 차례씩 어르신들에게 점심 식사를 대접하는 최경화 부녀회장, 갈마1동 부녀회를 이끌어가는 정옥남 부녀회장, 갈마아파트주민협의회를 이끌어가는 박한순 회장, 그리고 갈마2동 19통장을 맡아 밤낮없이 뛰는 이정재 통장 등등 이들은 모두 동네 머슴이요, 주방 참모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동네 갈마동은 살기 좋은 마을로 이름 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 또 다른 숨은 일꾼 목민관들도 보자.
서철모 서구청장과 윤지영 갈마2동장, 김황석 갈마1동장이 바로 그들인 것이다.
조선시대 이름난 목민관인 정약용은 "다른 벼슬은 구해도 괜찮지만 목민의 벼슬은 구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벼슬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백성을 위하는 정치를 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백성을 직접 다스리는 고을 수령과 서울에서 사무만 보는 경관(京官)은 영향력에서 큰 차이를 가졌다.
경관(京官)은 맡은 바 업무에 국한해서 일처리만 잘하면 되고 혹시 잘못되더라도 민원을 살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수령은 백성을 다스리는 데 필요한 만 가지 일을 처리해야 되고 관내 구석구석을 돌며 백성들이 불편해하는 곳을 찾아 처리를 해주어야 했다.
이들 고을을 다스리는 목민관들은 덕이 있어도 실천이 뒤따르지 않으면 제대로 일을 할 수가 없고, 일을 처리하고 싶어도 학식이 밝지 못하면 제대로 처리할 수 없는 자리가 목민의 벼슬이었다. 더욱이 자칫 일 처리가 어긋나면 모든 피해는 백성에게 돌아가서 백성들이 그 피해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망과 재앙이 본인은 물론 후손에게까지 미쳤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 5월 20일 저녁 6시 40분. 서철모 서구청장이 뜻밖에 갈마프라자 지하상가에 나타났다.
예전에는 성시를 이루던 이곳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반찬가계 두 곳과 식당 한 곳, 과일가계 한 곳, 노래 교실, 미모의 여성이 운영하는 핸드폰 가계, 그리고 최근에 문을 연 도너츠 가계와 '웰빙마트' 가 전부였다.
반가워 달려가 손을 잡고 맞이했다. 상가 주인들도 이 뜻밖의 손님에 반가워 환영하며 소리를 높였다.
"서철모 청장 만세, 만만세!!"
이들이 환영했던 다음 이야기는 상상해보기 바란다.
다음 날 일이다.
평상복 차림으로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전봇대에 붙어있는 홍보물을 제거하는 중년의 여인네가 있었다. 차림새나 겉모습을 보아도 교양있는 여성임에 틀림 없었다. 달려가 누구냐고 물어보려 했더니 필자를 알아보고 먼저 인사를 건네주었다.
"누구시죠?"의아해서 물었더니 갈마2동 직원이라 했다. 후에 안 일이지만 갈마2동장으로 일하고 있는 윤지영 동장이었던 것이다.
예전에는 공무원들의 목이 뻣뻣하다고 느낀 적이 많았다. 어쩌다 찾는 관공서의 공무원의 이미지는 권위적이었다. 하지만 요사이는 일부 정치인들 빼고는 대부분 공무원들이 친절하다. 갈마 1,2동 사무소나 지구대를 방문해 보라. 그야말로 친절 일색이다.
그래서 정치판이 어수선 해서 이곳을 찾아 커피 한잔을 청해 마시며 이들의 근무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피로가 풀리고 안정을 되찾는다.
여성으로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돌며 환경관리원 일을 하는 모습을 상상해보기 바란다. 작업하는 모습을 휴대전화에 담다가 들켜 지우고는 뒷모습을 몰래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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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영 갈마2동장의 뒷모습 |
그리고 김황석 갈마1동장. 갈마1동 김황석 동장은 지난 1월 지역 내 자생단체와 함께 '자생단체 연합 플로깅 캠페인'을 추진했던 것이다. '플로킹'이란 '걷기 운동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운동'을 말하는데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활동인 것이다. 이 운동을 전개하여 우리 마을 노인들에게 일자리도 마련해 주고 건강도 지키게 했다는 점에서 필자가 자랑삼아 공개하는 것이다.
정약용 선생께서는 "위엄은 청렴에서 생겨나고 믿음은 성실에서 나오므로 성실하면서도 청렴해야 사람들에게 존경받을 수 있다"고 하였다. 청렴과 성실이야말로 목민의 근본이 되기에 이들 목민관들의 모습이야말로 우리 동네 주민들을 평안하게 해주고 행복한 삶을 누리게 하는 것이다.
내일은 또 어떤 일로 마음이 행복해질까? 기다리는 즐거움도 행복인 것이다.
김용복/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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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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