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
2024-03-26
주말에 선운사에 다녀왔다. 그 전 주말에는 양산 통도사의 홍매화가 지천으로 피었다는 소식과 함께 온통 붉게 물든 사진이 마음을 설레게 했었다. 양산까지는 길이 멀어 감히 엄두를 못내고 있다가 불현듯 차라리 동백을 보러 가자 하고 서천의 마량진 동백정으로 길을 떠나 동백..
2024-03-19
우리나라 정반대에 위치한 남미 파라과이에서 한국 정부 현지 기관에 파견되어 일한 적이 있다. 주요 업무는 파라과이 수도 인근 도시에서 지역보건사업을 기획하는 일이었다. 보건소 환경 개선도 주요 사업 중의 하나라 해당 지역의 보건소들을 자주 방문했었다. 예상하다시피 저개..
2024-03-12
오늘 4월 10일은 총선거를 치른다. 4년마다 이번에는 달라지겠지? 하는 기대를 갖고 그동안 빠짐없이 투표에 참여했지만 기대는 번번이 어긋났다. 그렇다고 나라를 뜨거나, 다시는 투표 안 하겠다고 절연하는 내 또래의 일부와 달리 이번에도 투표할 것이고 더 나은 내일의 희..
2024-03-05
지난해 겨울. 오래된 집을 구입하여 리모델링을 하게되어 결혼한 큰아들집에서 며칠간 더부살이를 하게 되었어요. 6살 손자, 5살 손녀와 함께 살게 되었던 것이지요. 손자 손녀는 사랑스럽습니다. 연년생의 남매는 다정하게 동생을 챙겨주고 또 동생은 오빠를 챙겨주는 모습은 너..
2024-02-27
서울에서 유턴해 금산에 소아과 의원을 개설한지 30년이 훌쩍 넘었다. 화학적으로도 금산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되던 1999년부터 지역의 사회활동을 시작하면서 다섯 분의 충남도지사를 만났다. 이 분들 중에 금산에 애정을 갖지 않은 분은 한 분도 없었다. 하나라도 더 챙겨주..
2024-02-20
지금, 필자의 책상위에는 여러 권의 책들이 겹겹이 쌓여 있고 흩어져 있다. 지난 연초부터 새 마음 다지기 차원에서 책상정리를 다짐했지만, 급한 일 처리와 소화가 덜 된 몇 권의 게으른 책 읽기 덕분(?)에 책상 위는 여전히 어지럽다. 해서 구정 연휴에 작심하고, 쌓여..
2024-02-13
우리집은 설을 쇠러 서울로 가는 역귀성을 하는 덕분에 교통지옥을 피할 수 있어 다행이다. 더구나 항상 기차를 이용하기 때문에 가는 길도 그리 고생스럽지는 않은 편이다. 시댁은 실향민이라 친척이 거의 없어서 사실 명절이라고 해도 형제들만 모이는 단촐한 분위기로 설 명절이..
2024-02-06
필자는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의로도 활동했지만 상당 기간 동안 보건의료정책 만들고, 이행하는 분야에서 일해왔다. 이런 이유로 환자를 진료하는 사람들,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노고와 어려움을 동시에 공감하고 이해하는 편이다. 이런 이유로 오늘은 보건의료정책을 누가 만드는지..
2024-01-30
"유물을 환수하면 전시는 제대로 할 수 있나요, 그냥 수장고에 들어가서 공개도 잘 안 하는데 굳이 환수할 필요가 있나요?" 유물 소장자에게 많이 듣는 말이다. 묻고 있지만 따지는 뜻도 있다. 우리는 지난 역사에서 수많은 유물이 국외로 반출당했다. 약탈, 도굴, 도난 등..
2024-01-23
2024년 갑진년 새해가 시작되고 두 주가 지났습니다. 새해 결심을 다시 출발하는 시간이니만큼 누구나 꿈을 꾸고, 새로운 결심으로 다짐하는 시간도 가지셨을 것입니다. 저 또한 결심을 잘 실천하고 있는지 뒤돌아 봅니다. 한 해를 보내며 송구영신 예배를 드리고 새해 첫날..
2024-01-16
40여년 전, 지방에서 군의관 재임 시절에 전해 들은 얘기이다. 지역의 중견 의사 네 분이 골프를 치다가 한 분이 갑자기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일행 중 한 분이 '체했네' 라고 했고 다른 분들도 동의하면서 무심코 지나쳤는데, 이 분은 뇌출혈로 골든타임을 놓쳤고, 결국..
2024-01-09
간혹, 일상의 분주함 속에서 한 움큼의 꿈을 쫓다보니 과정의 진실이나 매 순간의 삶의 의미를 덜 존중하는 이들이 있다. 이런 이들에게 괴테는 "인간이 걷는 것은 단지 어딘가에 도달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걸어감 속에서 살기 위해서기도 하다"라고 말한다. 삶은 그 어느..
2024-01-02
지난 한 해는 정말로 바쁘게 지냈다. 늘 하던 그림 그리고 여러 전시회에 출품하는 일 외에도 몇 가지 직책을 맡게 되어 회의에 참석하고 의견을 제시하고, 평가 하는 등의 다양한 일들이 많았다. 화실에서 그림 그리고 전시하는 화가 본연의 활동과는 다른 일들이어서 더 바쁜..
2023-12-26
교육부가 라이즈(RISE)사업, 즉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Regional Innovation Systems & Education)라고 하는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지 1년이 가까워 오고 있다. 라이즈 사업은 교육부가 대학에 제공하던 예산의 절반을 지..
2023-12-12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면/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바다가 불러주는 자장 노래에/팔 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어 다 못 찬 굴 바구니 머리에 이고/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 한인현 선생님께서 작사하시고..
2023-12-05
레지던트 1년차 시절, 모시던 은사 김병길 선생님은 환자와 연구에 모두 큰 욕심을 가진 분이기에 모시기 어려웠다. 레지던트 시절에 밤 새워가며 쓴 6개의 논문 중 4개를 그 분 모시고 썼고, 겨울철 로타 바이러스에 의한 유행성 설사병이 돌 때 40여 명이라는 가장 많은..
2023-11-28
가을과 겨울의 인터체인지 같은 11월의 하나 남은 마지막 계단. 한 사내가 삼천교(三川橋) 밑을 '깊은 심심함'을 얹은 발걸음으로 이른 새벽을 깨우고 있다. 미로 같은 물안개 속에 마른 풀대들이 부대끼고, 몇 그루 안 되는 나무와 나무 사이가 분명해 보이고, 천변에 촐..
2023-11-21
지난 달에 중국을 다녀왔다. 전시를 겸한 예술가들의 교류 행사로 10여명의 대전 여성화가들이 동행했다. 중국측 예술가들과 함께 하는 전시는 물론 다양한 문화 교류가 이루어져 뜻깊고 의미있는 시간을 가져 즐거웠다. 더불어서 대전 지역 여성예술가들과도 여러날 함께 하면서..
2023-11-14
"나는 지옥으로 간다." 이 말씀은 성불(成佛)로 널리 알려진 성철스님께서 세상을 하직하기 전 마지막 남긴 말씀이라 합니다. 저는 기독교 신자로서 기회 있을 때마다 성철스님께서 하신 이 유언에 대해 깊은 생각에 잠기곤 했습니다. 힘든 일 있을 때마다 3000배를 하시어..
2023-11-07
최근 대학에 대한 정부 정책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대학이 가진 연구개발 역량과 문제해결 능력으로 지방의 발전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즉, 지역별로 지역혁신체제(RIS, Regional Innovation Systems)를 설계하고, 혁신 주체별로 적절한 역할을 배정하..
2023-10-31
'가을은 그냥 오지 않습니다. 세상 모든 것들을 물들이며 옵니다. 그래서 가을이 오면 모두가 닮아갑니다.' 이정하 시인의 '가을' 시구처럼 모든 것을 물들이며 가을이 깊었다. 보통 가을은 9~11월을 말하지만 절기(節氣)로는 입추(8월 7일경)부터 입동(11월 7일경)..
2023-10-24
좋은 소식보다 어려운 얘기들이 훨씬 많이 들리는 세상이다. TV 틀기가 무섭다. 자영업자들이 원리금 상환을 시작하면서 어렵던 사정이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고 하고, 이미 해묵은 난제인 우크라이나 전쟁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새로운 전쟁이 터졌다. 서양 속담에 '불행은 혼..
2023-10-17
농익은 가을이 붉디붉은 단풍과 함께 그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봄의 씨앗을 뿌리는 설렘의 아침이 아니고 명예와 성취를 향해 달리던 정오의 들뜬 시간도 아니다. 이제 자연은 갖은 빛깔의 과일을 선물하고선 쇠락의 낙엽으로 떨어지고 있다. 일상의 오후가 보내준 결실의 편지를..
2023-10-10
이번 달에 개인전이 계획되어 있어 작업에 매달려 지내고 있다. 매번 전시를 준비할 때마다 작업을 통하여 탐색한 내용과 이전과 달라진 작품들을 보여주고 이를 통해서 소통하거나 인정을 받고 싶은 욕심이 늘 마음 한 쪽에 자리잡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전시할 그림을 준비..
2023-10-03
여자는 나이를 먹을 수록 누구나 신기(神氣) 가 있다고 합니다. 여자 나이 40이 되면 무당 수준의 염력(念力)을 갖고, 50이 되면 신녀(神女), 60이 되면 귀신(鬼神), 70이 넘으면 마고할미의 염력을 갖고 있어 직녀성과 직거래를 한다고 합니다. 지금 필자의 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