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2017-12-09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외로운 이 나그네길 ~ 안개 깊은 새벽 나는 떠나간다 이별의 종착역 ~ 사람들은 오가는데 그 이만은 왜 못 오나 ~ 푸른 하늘 아래 나는 눈물진다 이별의 종착역 ~" 구슬프지만 특유의 미성(美聲)이 돋보이는 손시향의 <이별의 종착역>이다. 이 노..
2017-12-05
사람은 누구라도 풍진(風塵) 세상과 만난다. 그리고 누군 금수저로, 또 누군 흙수저로 태어나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금수저 출신이 비교적 평탄의 삶을 살아가는 반면, 후자는 대체로 간난신고의 가파른 협곡을 점철하기 십상이다. 내가 꼭 그랬다. 따라서 잘 아는 친구와 지..
2017-12-04
야근을 마치고 지하철에 올랐다. 중앙로역에서 하차하여 지상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 탔다. 노인네 한 분과 아줌마도 같이 탑승했다. 한데 노인네에게서 노인내가 심했다. 당연히 코를 막지 않을 수 없었다. '노인네'는 늙은이, 즉 나이가 많아 중년이 지난 사람을 뜻한다...
2017-12-03
평소 애주가이다 보니 이튿날의 숙취 해소가 관건이자 화두다. 이에 대해 술을 안 마시는 지인은 "돈 주고 술 마신 뒤 거기에 이튿날 해장국까지 사먹으며 속을 푸는 사람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도 한다. 그런 논리라면 술과 연관된 사업장은 모두 문을 닫아야 한다. 일..
2017-12-01
강력본드보다 점착력이 강했던 끈적끈적한 가난이 원수로 작용했다. 그래서 중학교라곤 문턱도 밟아보지 못했다. 또래들은 중학교에 갈 때 역전에서 구두를 닦았다. 공부 잘 했던 아들을 방기하고 술만 드시는 아버지가 싫어서 야반도주로 상경했다. 선배의 소개로 철공장에 들어갔으..
2017-11-30
수능이 치러진 지난 11월 23일 첫눈이 내렸다. 첫눈치곤 반가운 서설(瑞雪)인 양 제법 펑펑 쏟아졌다. 눈(雪)의 종류는 통상 분설(가루눈)과 습설(젖은 눈), 굳은 눈(오래된 눈)과 진눈깨비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흩날려 내리는 가루눈은 일반적으로 직경이 1mm 미..
2017-11-29
-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막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면서 조직위원회는 물론 여러 유관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게다가 기존의 숙박난에 더하여 그나마 있는 숙소들마저 터무니없는 바가지요금을 요구하고 있는 등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이런 와중에 〈"평창 롱패딩 대박… 올림픽도..
2017-11-28
오늘 눈을 뜬 시간은 새벽 2시 반. 첫 발차의 시내버스로 출근을 하자면 아직도 3시간이나 남았다. 좀 더 자려 하다가 벌떡 일어났다. 이유는 단 하나, 배가 고파서였다. 냉장고를 열어 달걀과 게맛살을 꺼내 섞은 뒤 프라이팬에 부치기 시작했다. 그 소리 때문이었을까,..
2017-11-27
지난 주말에 며느릿감이 첫 인사를 왔다. 초면이었음에도 내 맘에 들었으니 당사자이자 미래의 신랑일 아들은 얼마나 흡족했을까 싶어 내 입도 귀에 걸렸다. 아내가 상을 차리기 시작하기에 명함을 한 장 건넸다. "나, 00000 언론사의 객원 논설위원입니다." "아, 그렇군..
2017-11-25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3남인 김동선(28)씨가 집행유예 상태에서 또 다시 취중 폭행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인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김 씨는 지난해에도 만취 난동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 있으며 이로 인해 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상태다. 당시 김 씨는..
2017-11-24
해마다 겨울이면 김장을 했었다. 그랬던 '연례행사'가 그친 건 재작년부터였다. 아이들이 직장과, 결혼 후 분가한 때문도 있지만 주근보다 야근이 많은 나의 직업 상 김장김치는 사실 큰 의미를 상실한 때문이다. 더욱이 야근 뒤의 이튿날 아침엔 회사식당에서 아침까지 사먹고..
2017-11-23
'제6회 대전·충청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가 11월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대전무역전시관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베이비부머들의 은퇴행렬이 가속화되면서 프랜차이즈 창업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크게 증가하는 즈음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트렌드 분석 부재와 가성비 저하의..
2017-11-22
아들아, 지난 토요일엔 정말 고맙고 반가웠다! 그도 그럴 것이 며느릿감하고 처음으로 우리 집을 찾았으니 어찌 기쁘지 않았겠니? 그동안 대놓고 말은 안 했지만 이 아빠의 조바심은 사실 상당했단다. 내년이면 네 나이도 어느덧 서른하고도 여섯으로 올라서는데 여태 숫총각이니..
2017-11-21
발걸음이 평소와는 확연히 달랐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주 토요일엔 실로 귀한 손님이 방문하는 때문이었다. 지하철을 타려고 내려갔으나 8분 후 도착이란다. 그 시간조차 절약할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었다. 지상으로 올라와 시내버스 정류장으로 냅다 뛰었다. 옳다구나, 내 생..
2017-11-20
언젠가 사위가 집에 왔을 때다. 나의 서재(書齋)에 들어선 사위가 '깜놀'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서재에 가득한 책들과 각종의 자료를 모은 클리어화일, 거기에 아이들이 유치원 시절부터 받은 상장까지 잔뜩 진열돼 있는 때문이었다. "언제부터 이렇게 수집하셨어요?" "아이들..
2017-11-19
죽을 때까지 가지 말아야 할 곳엔 무엇이 있을까? 죄를 지으면 가는 경찰서와 교도소, 몸이 아프면 가는 병원과 빚이 많아서 가는 금융기관과 법원 쯤 되겠다. 오래 전 몸이 아파서 병원에 보름가량 입원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잘 아는데 당시 가장 '고팠던 건' 두 가지였..
2017-11-17
해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다. 올해 2018학년도 수능은 당초 11월 16일에 치러지기로 했었다. 그러나 불과 하루를 앞두고 중차대한 돌발변수가 발생했다. 그건 바로 포항 전역을 뒤흔든 지진! 포항에서 발생한 강도 5.4 규모의 지진은 전국에서도 감지될 정..
2017-11-17
평소 정기간행물을 많이 읽는다. 그중엔 병원에서 발행한 사외보도 포함된다. 집으로 배달되어 오는 그 잡지를 보자면 하나같이 홍보 일색이다. 즉 자신의 병원만이 모든 면에서 가장 훌륭하다는 일방적 주장을 담았다. 하지만 최근 신문에서 보도한 그 병원(그룹)의 어떤 양두구..
2017-11-16
어려서부터 사랑에 대한 갈증이 남달랐다. 이는 어머니의 너무도 이른 연기와도 같은 '증발'이 그 단초를 제공했다. 얼굴의 기억은커녕 사진 한 장조차 남기지 않고 떠난 설한풍(雪寒風)의 어머니는 지금껏 역시도 원망과 에움길 반감의 정점을 이룬다. 따라서 사랑, 특히나 부..
2017-11-15
재작년 겨울에 생애 첫 저서를 출간했다. 제목은 '경비원 홍키호테'인데 이는 나의 별명인 돈키호테, 아니 '홍키호테'의 삶을 되돌아본 에세이다. 그럼 왜 이런 엉뚱한 별명이 붙었는가를 잠시 고찰해볼 필요가 없지 않다. 아내와 열애를 하던 시절이다. 장맛비가 줄기차게 쏟..
2017-11-14
어려서부터 찢어지게 가난했다. 그래서 초가(草家)집에서 살았다. 추수가 끝난 만추(晩秋) 즈음엔 초가의 지붕을 갈았다. 하지만 그마저도 돈이 없는 경우엔 해를 미뤘다. 해가 바뀌어 장마철이 되면 지붕이 샜다. 안방까지 콸콸 쏟아지는 장맛비는 그예 이웃집으로의 '도망 잠..
2017-11-13
출근하기 전 편의점에 들렀다. 도시락을 사서 야근 시에 먹을 요량에서였다. 편의점 입구에서부터 빼빼로가 지천으로 쌓여있었다. 낱개 포장에서부터 아예 세트로까지 구성돼 있는 걸로 해마다 11월 11일이 되면 맞는다는 소위 '빼빼로 데이'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지 싶었다..
2017-11-12
지금으로부터 35년 전, 결혼 후 이듬해 아들을 낳았다. 너무도 기뻤던 나머지 친구들을 불러내서 술을 샀다. "나도 이제부턴 아빠다!" 친구들은 공술에 취하면서도 연신 축하한다는 덕담을 잊지 않았다. 그러나 비척비척 빈주머니로 돌아온 내게 아내는 '푼수데기'라며 놀렸다..
2017-11-10
'터프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다. 일본을 거쳐 한국에 온 그는 국회에서 북한을 맹공하면서도 우리에겐 시종일관 칭찬하는 연설을 했다. 덕분에 22번이나 되는 박수를 받는 기록을 세웠다. 대저 연설을 함에 있어 박수가 없고 반응마저 시큰둥하다면 그것처럼..
2017-11-09
'의사'엔 여러 종류가 있다. 의사(醫師)는 일정한 자격을 가지고 환자의 병을 고치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다. 의사(意思)는 무엇을 하고자 하는 생각인데 십인십색인 양 그 생각의 범위와 그릇도 다르다. 끝으로 의사(義士)는 의로운 지사(志士)를 뜻한다. 여기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