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식 칼럼
2017-04-05
봄노래 경쟁도 선거판만큼이나 치열하다. '벚꽃엔딩'이 음원 차트에 다시 오를 때 벚꽃경선이 치러져 본선 대진표가 확정됐다. 장미대선(薔薇大選)을 한 달 남짓 남겨두고 있다. 이 계절의 대선은 박정희 후보가 당선된 1971년 7대 대선 이후 46년 만이다. 선거일이 5월..
2017-03-15
7대 대선 이후 46년 만의 ‘장미 대선’ 레이스에서 급부상한 화두가 정부조직 개편이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부활 이후 정권교체기마다 반복된 사안이지만 인수위원회조차 없어 시간상 긴박하다. 변함없는 건 쪼개기와 합치기라는 조직 개편의 패턴이다. ‘뗐다 붙였다’를..
2017-03-08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시점에 90일간의 특검 수사를 돌아본다. 요체는 '거짓말'이었다. 대통령 측은 삼성 합병과 관련해 “완전히 엮은 것”이고 “누굴 봐줄 생각이 없었다”고 했지만 잘 챙겨보라는 대통령 지시가 있었다고 특검은 잡아냈다. “몰랐던 일”이라는 해명도..
2017-02-22
안희정 충남지사의 ‘선한 의지’ 발언은 일단 봉합됐지만 두고두고 해석과 논란과 비판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그분들도 선한 의지로 없는 사람과 국민을 위해 좋은 정치를 하시려고 그랬는데 그게 뜻대로 안 된 것”이라는 발언의 파장은 클 수밖에 없다. 김문수 전 경기지..
2017-01-25
바른정당 창당으로 보수 진영 대권 가도가 활기를 띠는 분위기다. 공식 출범 다음날(25일) 남경필 경기지사, 그다음날(26일) 유승민 의원이 대선 도전 의사를 밝힌다. 모든 시작하는 것들의 속성이 그러하듯 바른정당에는 가능성과 한계가 있다. 무릎 한 번 잘 꿇어 국정..
2016-12-14
세월호 7시간 청문회. 14일 시작된 3차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 규명' 청문회는 아예 이렇게 불린다. 국민의 눈에는 청와대가 그저 비밀스럽다. 공간화하지 않으면 이해하지 못할 시간, 시간화하지 않으면 이해하지 못할 공간인 점이 납득이 안 된다...
2016-12-07
대설(大雪)이라는 엄연한 절기에도 제주도와 청주에서는 개나리가 철없이 꽃을 피운다. 시국이 뒤숭숭한데 봄꽃을 보고 혜원이 그린 '간화답청'까지 본 느낌은 색다르다. 진달래꽃 고운 계절에 기생들이 말을 타고 봄바람에 들뜬 양반가 자제들이 걷는다. 글에 '솔직히'는 안 쓰..
2016-11-23
“세종시 표지석도 부끄러우니 철거하라.” 박근혜 정권 퇴진 세종행동본부가 대통령 친필 휘호로 새긴 표지석에 시민 계고장을 붙였다. 순천시민들은 “간신 이정현 뽑아 국민께 부끄럽다”며 사과했고 여당 첫 원외대변인은 “정치하는 게 부끄럽다”며 사퇴했다. 촛불 민심에 한없이..
2016-11-02
한국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만든 '신옥편'을 우연히 봤다. 1951년 장문사 발행 한자 자전이다. 같은 해 서울 민교사에서 중등 사회책 '최신 이웃나라 생활'을 만든다. 말이 서울이지 부산 피란지에서 제작했다. 그해 여름 중도일보가 탄생한다.
때는 6·25 전쟁통..
2016-10-26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시간을 1분 30초라 보도했다. 어떤 언론은 35초 또는 40초라 했다. 몇 분 몇 초였건 최순실 패닉으로 개헌론은 단 하루 만에 타이어 바람 빠지듯 힘이 쭉 빠졌다. 청와대발 개헌이 물건너가는 소리로 들린다. 돌이킬 수 없이 꺼져가는 불씨..
2016-10-05
가족 앞에서만 가끔 튀어나오는 쓸데없고 실없는 농담이 있다. 딱 이 상태로 나이를 안 먹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안 늙고 살다가 무슨 꼴 당할지 몰라서 하는 소리가 아니다. 노벨 물리학상에 빛나는 아인슈타인도 애당초 터무니없는 발상에는 희망이 없다 하지 않았던가. 그런..
2016-09-21
경주 지진은 일본의 큰 지진에는 '잽'이 안 되지만 비교된다. 한국과 일본은 저출산과 고령화의 그늘이 드리워진 지구촌을 대표하며 나라안팎으로 자주 비교 대상이 된다. 두 나라 모두 인구지진에서 전진(前震) 단계다. 인구지진(에이지 퀘이크·Agequake)은 영국 일간지..
2016-08-31
'모든 길은 서울로'는 1394년 조선왕조의 한양 천도 이후 2016년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과거 한양(서울) 가려면 전주나 공주에서는 금강을 넘어, 진주에서는 거창과 추풍령과 천안을 경유했다. 대구는 낙동강 건너 상주와 문경 새재를 거쳤다. 강릉에서는 대관령, 제..
2016-08-17
JP(김종필). 이 이름은 정치인 영문 이니셜(머리글자)의 효시처럼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약칭은 JFK(존 F. 케네디), FDR(프랭클린 D. 루스벨트), LBJ(린든 B. 존슨)처럼 미국 본토에서도 쓰였다. 우리가 배운 건 TN(다나카), NS(나카소네) 등으로..
2016-08-10
계파 구도가 뚜렷한 새누리당 8·9 전당대회의 특이점을 들라면 보수여당의 호남 출신 당대표 선출과 충청권 약진이다. 선거공학적으로 비박(비박근혜)계의 단일화 효과에 저항하는 친박표 '집중투표' 성향이 도드라졌다. 새누리의 선택은 놀랍게도(?) 박심(朴心)이었다. 뚜껑..
2016-07-27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가 이번 월요일(25일) 새 집으로 이사했다. 정부과천청사 5동에서 4동으로 입주를 완료한 건 거의 전 국민이 폭염에 녹초가 된 지난 주말이었다. 민간의 '손 없는 날'을 택한 것도 신통방통하다. 필자가 505호에서 803호로 이사했던 경험으로 유..
2016-06-29
브렉시트(Brexit, Britain 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보며 '아기돼지 삼형제' 생각을 한다. 늑대에는 강했던 막내 돼지의 벽돌집이 지진이 나면 지푸라기나 나뭇가지 건축 공법보다 안전하지 않다는 염려도 섞어 본다. 이야기 탄생지인 영국의 지역성에도 생..
2016-06-22
효도와 불효가 반반씩 섞인 다리가 있다. 경주 남천에 흔적이 남아 경북도 기념물 제35호로 지정돼 있는 일명 효불효교(孝孝橋)가 그것이다. 홀어머니가 남천 건너 남자와 사랑에 빠진 사실을 알아챈 일곱 자식들이 “어머니가 밤에 물을 건너가시니 자식들 마음이 편치 않다”..
2016-06-15
정세균 국회의장이 개헌의 주춧돌을 놓겠다고 말하고부터 개헌론도 빠르게 '론(論)'의 대열에 합류했다. 그 이전에는 설(說)을 근거로 이치에 맞게 풀어내지 못한 상태였다. 설은 가정의 말이다. 미확인 정보도 설이고 가정이다. 천동설도 그랬고 지동설도 처음에는 그랬다. 2..
2016-05-25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하 직함 생략)이 예정대로 25일 방한했다. 반기문을 향한 시선은 충청대망론에 주로 욱여싸여 있다.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반기문의 대권 도전 가능성을 “반반”으로 전망했다. 그렇지 않아도 반기문은 정치에 절반과 외교에 절반, 여권에 절반과..
2016-05-11
1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멕시코및 이란 순방과 관련해 경제외교 성과 확산 토론회가 열렸다. 제목을 어떻게 붙였건 양해각서를 실질 성과로 이어가자는 취지였다. 일부는 구속력 없는 양해각서(MOU) 체결이 “밥 한 번 먹자” 수준이라고 비웃지만 경제 제재..
2016-04-13
옹기에는 지역차가 있다. 일조량이 많은 남부 지역에서는 아가리를 좁혀 수분 증발을 막는다. 기온이 낮은 중부 지역의 옹기는 아가리가 넓다. (동물의 입을 '주둥이'라 하는 것처럼 '아가리'를 그릇의 입, 입구에 쓰면 비속어가 아니다.) 영남과 호남의 옹기는 배가 불룩하..
2016-03-30
그 나물에 그 밥, 그 밥에 그 나물이라고 말들을 한다. 하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제법 괜찮은 건더기에 뜨끈한 국물 같은 공약이 숨어 있다. 포퓰리즘 커튼에 잔뜩 가려진 '세종시 국회 분원(分院)' 설치 공약이 그렇다. 새누리당도 29일 국회 분원 설치 공약을 내걸었다...
2016-03-16
공천 배제(컷오프) 국면에서 자주 등장하는 동물이 토끼다. 집토끼가 고정 지지층이라면 산토끼는 주로 중도층(independent voters)에 비지지층 일부를 가리킨다. 이번에는 공천 탈락 예비후보 진영에서 이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지자들은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
2016-03-02
우리의 신도시 개발의 역사는 제법 깊다. 그 2기에 속하는 판교, 위례, 한강, 아산, 도안신도시와 기타 계획도시인 검단, 양산, 둔산신도시와 행정중심복합도시를 거쳐 계단 쌓듯 쌓아올린 노하우를 자랑한다. 그 덕인지 볼리비아 신도시의 기본구상에서 실시설계까지 한국이 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