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의 아침단상
2019-10-15
암과 투병중인 이해인 수녀님의 시를 읽었습니다. "길을 가다가/ 하도 아파서/ 나무를 안고/ 잠시 기도하니/ 든든하고/ 편하고/ 좋았어요" '하도 아파서 나무를 안고' 기도하는 그분의 모습을 상상하니 가슴이 아프고 아렸습니다. 이렇게 자신도 불편한 분이 우리에게 많은..
2019-10-14
약 200년 동안 민주주의 체제에서 정치적 경쟁은 보수와 진보의 대결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른바 민주주의 선진국에서 조차 보수와 진보의 분류가 모호해졌습니다. 따라서 보수·진보, 좌파·우파의 기계적 구분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요. 그래서 이러한..
2019-10-13
'행복'에 대한 개념 정의는 쉽지 않습니다. 행복은 감정인가 아니면 즐거움인가? 또는 황홀한 경험인가 아니면 고통이 없는 것인가?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은 없지만 하버드대 3대 명강 중 한 분인 탈 벤 샤하르 교수는 즐거움, 황홀경, 만족과 같은 단어와 동의어로 사용된다..
2019-10-10
방송이나 신문의 뉴스를 보면 똑같은 얘기가 계속 반복되지요. 하나도 해결되는 것도 없어 뉴스를 보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데 엄밀히 보면 일상의 삶이 모두 그런 것이지요. 우리의 삶은 첨단 과학이나 고도의 지식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현상들로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끊임없..
2019-10-09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는데, 최근에는 자유주의의 실패까지 제기되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자유주의는 500여 년 동안 지배적 이념으로 자리 잡았었는데, 최근에는 민주주의 실패의 원인도 자유주의에서 찾고 있습니다. 이는 자유주의로 인해 "민의를 반영하지 못..
2019-10-08
1930년 대 경제공항을 극복하고 공산주의와 파시즘의 도전을 물리친 뒤,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승리했다고 확신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지금 세계의 지식인들은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와 세계 금융공항 이후 경제적 불안이 팽배하고, 트럼프 등 포퓰리스트들의 등장 이..
2019-10-07
기업인들에게 철학적 사고를 강의하고 있는 일본인 야마구치 슈 교수는 최근 저서에서 '공정한 것은 정말로 좋은 것인가?'라는 문제 제기를 하여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물론 자신의 주장이라기보다도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심리학자 세르주 모르코비치 교수의 '격차'에 대한 해..
2019-10-06
정부나 대학 등에서 일을 하다보면 중간 리더들의 일하는 스타일에 특징을 발견합니다. 어느 사람은 일의 성과는 올리는데 구성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또 어느 사람은 구성원들에게 인기는 있지만 일의 성과를 내지 못합니다. 두 스타일 모두 바람직하지 않지요. 일의 성과도..
2019-10-02
100여년 전, 프랑스를 뒤흔들었던 격문 하나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에밀 졸라의 <나는 고발한다>였는데 "…진실은 땅 속에 묻더라도 그대로 보존되고 그 속에 무서운 폭발력을 간직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지식인의 사회참여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고 여겨지고..
2019-10-01
한국에 와 있는 외국인 학자들은 대체로 한국을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경희대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한국은 장점이 많은 나라인데 막상 한국인은 밖에서 받고 있는 한국에 대한 높은 평가에 익숙하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저서명도 '한국인만 모르는..
2019-09-30
자유는 남에게 구속을 받지 않는 것을 말하는데, 근대에 와서 정치가 종교에서 분리됨으로써 자유로운 개인이 탄생되었지만 이러한 개인주의적 성향은 급속도로 극단적 파시즘으로 이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몰락함으로써 다시 자유가 구가된 것이지요. 현대인은 자유롭게 사는 것..
2019-09-29
일반적으로 친구는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친구가 많으면 자신이 하는 일에 도움을 받거나, 어려움을 당할 때 위로를 받을 수도 있지요. 그래서 행복의 조건으로 '좋은 인간관계'를 들기도 하지만 여기서 '좋은' 인간관계란 양적인 의미는 아니겠지요. 소수일지라도 진정한..
2019-09-26
'영원'의 사전적 의미는 '시간을 초월하여 변하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고, 철학적 의미는 '신(神)이나 진실성처럼 시간을 초월하여 존재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한마디로 영원은 끝이 없는 것이지요. 끝이 없으니까 영원에 대한 시간적 길이를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 해..
2019-09-25
<착하게 살자>라는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교도소 생활을 그린 작품으로, 여기서 착하다는 것은 죄를 짓지 말자는 소극적 의미입니다. 그런데 <착하게 사는 시대는 끝났다>라는 책도 있습니다. 의외로 많은 분들이 공감을 했지요. 중의적 의미로 <착하게 살아도 괜찮다>라는 정..
2019-09-24
신자유주의 경제는 사실상 실패하였습니다. 그러나 폐기된 것은 아니고 새로운 경제정책 기조로 대체되었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역사적으로 신자유주의 경제는 시장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한 것은 사실이나 결과적으로 빈부격차와 실업자를 확대시켰기 때문에 그의 수정과 보완이 시도..
2019-09-23
인문학 강의를 하면서 강의 시작 전 20분쯤 공연을 곁들입니다. 100분 강의가 좀 지루할 것 같고 딱딱한 인문학을 좀 부드럽게 만들고 싶어서입니다. 지난주에는 유명 첼리스트의 공연이 있었는데, 클래식 곡으로 3 곡을 연주한 뒤 네 번째 곡은 좀 특이하게 트로트 곡을..
2019-09-22
오늘은 추분입니다. 천문학적으로는 오늘부터 동지까지를 가을이라고 하니까 이제 가을이 찬란한 모습을 오롯이 드러낼 것입니다. 가을에는 국화가 향기를 마음껏 날리고 높고 파란 하늘이 마음속에 있는 찌꺼기를 다 녹여 버리지만, 그래도 어쩐지 가을은 슬픔과 그리움이 사무치는..
2019-09-19
16년간 스탠퍼드대 총장을 역임한 존 헤네시는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그는 '스토리는 힘이 세다'라는 말로 설명하지요. 신입생들이 스탠퍼드 캠퍼스에 도착하면 마치 성지 순례자처럼 그들 선배들이 신화를 창조했던 장소 곳곳을 찾아다니며 자신들이 선택한 대학의..
2019-09-18
예술의 개념에 대해서는 많은 쟁점이 있습니다. 플라톤은 예술을 모방이라 정의하였고, 아리스토텔레스도 이러한 모방 이론에 동의했습니다. 그러나 당연히 이에 대해 비판도 많지요. 모방이론은 예술의 진정한 가치를 보지 못한 예술에 대한 폄훼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예술에 대한..
2019-09-17
요즘 '사회주의' 또는 '사회적 경제'에 대한 논쟁이 한창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현상이지요. 인류 역사상 사회주의는 두 가지 형태가 존재했는데 하나는 소련이 주도한 마르크스주의적 사회주의입니다. 그런데 소련, 동유럽, 중국, 북한 등에서의 '이데올로기적..
2019-09-16
이번 추석 연휴를 지내면서 '바른 삶'의 자세를 생각 해 봤습니다. '배려하라, 용서하라, 감사하라'였지요. 배가 고프면 고통스럽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심한 모욕을 당하면 살맛을 잃지요. 그때의 그 기분을 충분히 느낀다면 그럴 경우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 것입니다. 그러..
2019-09-15
찰스 레즈니코프라는 유태계 미국 시인이 있었습니다. 그는 나치의 탄압을 피해 미국으로 이민을 왔으나 변호사 자격을 얻을 정도로 유능한 사람이었는데, 글을 쓸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변호사를 그만두었습니다. 판매원으로 전전했기 때문에 당연히 생활은 궁핍했으나 시는 계속 쓸..
2019-09-10
카이스트대학 디자인학과에 배상민이라는 '괴짜'교수가 있습니다. 그는 27살에 동양인 최초로 디자인으로 유명한 파슨슨 디자인스쿨 교수가 되었고, 세계 4대 디자인상을 모두 석권하는 실력을 가졌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재능과 능력을 국내외 어려운 이웃과 어린이들에게 기부..
2019-09-09
"우리 아이가 동문 자녀 우대로 대학에 가거나 연줄로 인턴 자리를 잡으면 다른 아이들은 그만큼 기회가 줄어든다." 요즘 이 문장과 비슷한 얘기를 많이 들었지요. 그런데 이것은 우리나라가 아니라 미국의 이야기입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리처드 리브스 박사는 <20 VS..
2019-09-08
국내외를 막론하고 기존의 도시들은 물량위주, 하드웨어 중심으로 성장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도시형성의 방식이 크게 달라졌지요. 가치위주, 소프트웨어 중심으로의 발전이 모색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성공사례들이 소개되고 있는데 공통적인 것은 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