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영주의 명화살롱
2017-07-05
[백영주의 팜므파탈 명화살롱] 2. 마를레네 디트리히
운동선수나 연예인이 특정한 신체부위에 고액의 보험을 드는 것이 지금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1940년대만 해도 매우 파격적인 일이었다. 독일 출신의 할리우드 배우 겸 가수 마를레네 디트리히는 본인의 목소..
2017-05-17
[백영주의 팜므파탈 명화살롱] 1. 유디트
경국지색(傾國之色)이 팜므 파탈의 대명사일 만큼 역사를 통해 전해지는 아름다운 여인들의 최후는 물론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대부분 곱지 않다. 그럼에도 치명적인 매력과 그 뒤에 숨겨진 각기 다른 메시지들이 우리에게 교..
2017-04-26
[백영주의 명화살롱] 쇠라_그랑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학창시절 미술수업 때 명화를 따라 그리는 시간이 있었다. 필자가 어떤 명화를 따라 그렸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친구 것은 아직도 기억에 또렷하다. 12색 사인펜만으로 친구가 몇날 며칠 콕콕 점을 찍어 가며..
2017-04-12
평소에 '몸치'라며 춤추는 데 나서질 않던 사람도 흥이 오르면 절로 어깨를 들썩이거나 손가락을 까딱인다. 심지어 주변의 시선이나 스스로의 부끄러움도 잊고 온전히 자기 춤에 취하기도 한다. 그래서 필자는 춤이 인간의 본능을 표출하는 가장 순수한 형태의 예술 중 하나라..
2017-04-05
일할 때 항상 즐거울 수는 없다. 유난히 집중이 안 되고 축 쳐지는 날이 있는데, 그 때마다 속 여종업원을 떠올리며 혼자 공감해 보곤 한다. 200여 년 전에도 반복되는 일상은 누구에게나 따분했겠구나 하고. 특히 다른 사람의 유흥을 위한 감정 노동, 서비스직 종사..
2017-03-29
[백영주의 명화살롱] 빈센트 반 고흐_까마귀가 나는 밀밭
장마가 한창인 여름이면 고흐를 떠올린다. 그가 그맘때쯤에 권총자살로 생을 마감해서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폭풍이 오기 전 어둑한 하늘이 그의 작품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고흐는 말년에 변화무쌍하게 소용돌이치는..
2017-03-08
이슬람 급진 무장세력 IS가 수천 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고대 유적을 파괴했다는 기사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그 긴 세월 동안 일어난 전쟁과 자연재해 속에서 살아남은 인류의 유산이 하루아침에 다시는 볼 수 없게 된 것 아닌가. 회화 중 가장 원래 모습을 보고..
2017-02-22
일상 속에서 예술의 씨앗을 발견하는 일이 있다. 그것은 너무 평범하거나 사소해서 곧잘 외면 받고는 한다. 그것을 포착해 내는 것은 예술가의 섬세한 감성과 날카로운 시선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느티나무의 춤사위에서도, 새벽 첫차를 타고 일터로 떠나는 사람들의 얼굴에서도..
2017-02-08
오늘날 우리는 TV나 영화 그밖에 여러 대중매체를 통해 여성의 아름다운 육체를 감상한다. 유려한 곡선의 S라인과 풍만한 가슴과 골반, 윤기가 흐르는 피부는 그 자체로 순수한 아름다움이다. 때문에 예술에서 여성의 누드는 오래전부터 꾸준히 다뤄진 주요 소재였다.
그러나..
2017-01-25
초록에 물든 산을 걷다보면 새삼 여름이구나 생각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황량하던 산이 부지불식간에 녹음으로 푸르러지고 있는 것이다. 계절은 빠르게 변하고 그에 따라 세상이 차려 입는 옷도 달라진다. 폴 세잔은 이처럼 빠르게 변하는 세계 속에서 변하지 않는 사물의..
2017-01-11
작품 한 점이 100억원대를 훌쩍 넘는 등 중국 미술계의 붐을 주도한 현대미술가 장샤오강. 그의 1995년작 는 2014년 4월 홍콩 소더비 근현대 아시아 미술 야간 경매에서 7,441만 8000위안(약 123억 원)에 낙찰되어 2014년 상반기 중국 현대미술 경매..
2016-12-29
이를 한껏 드러내고 시원하게 웃는 모습은 보는 이들까지도 후련하게 만든다. 하지만 때와 장소에 맞지 않는 박장대소라면 난감할 때가 있다. 바로 위에민준의 그림이 그렇다. 입을 크게 벌리고 하얀 이를 드러낸 채 활짝 웃는 특유의 인물 캐릭터로 냉소적 리얼리즘을 보여 주..
2016-12-14
‘만약 내가 내일 죽는다면 나는 오늘을 어떻게 살아갈까’라는 질문을 던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질문은 곧 머릿속에서 사라진다. 다들 내일 해야 할 일이 있고 적어도 내일은 죽지 않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죽음은 우연한 순간에 우리 삶을 덮쳐온..
2016-11-30
거리의 낙서를 지나친 일이 있을 것이다. 아무도 그것을 눈 여겨 보지 않는다. 대부분의 경우 누가 누구를 좋아한다느니 하는 의미 없는 내용이거나 외설적인 그림과 단어들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따금 의미심장한 낙서를 마주치기도 한다. 아무도 거..
2016-11-09
슈퍼마켓에 가서 “봉지에 싸 주세요”라고 부탁하면 가장 자주 받는 검은 비닐봉지. 오랫동안 썩지 않아 환경파괴의 주범이라 불리기도 하지만 휴대가 간편하고 무거운 짐을 실어도 튼튼하게 버텨주는 덕에 여전히 일상 속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이런 잇 아이템(?)을 현대미..
2016-10-26
올해 3월경에 있었던 마크 로스코의 내한 전시를 기점으로 인터넷 상에서 그의 작품에 관한 논란이 일었다. ‘이렇게 단순한 걸 누가 못 그리나’ ‘이게 왜 세계적으로 대단한 작품인가’라며 현대미술의 풍조를 비웃는 이들까지 있었다. 하지만 작품 안에 담긴 예술가의 진심을..
2016-10-05
밝은 색채의 몸통, 동그란 머리에 동그란 손발. 친숙한 모양의 얼굴 없는 인물들은 한때 아이들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누렸던 ‘졸라맨’을 닮은 것도 같다. 단순하고 깔끔한 형태가 현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일까, ‘팝 숍’을 직접 열어 우산, 포스터, 벽화, 티셔츠..
2016-09-13
‘시대를 앞서갔다’고 후대에 평가받는 작품들은 당대에 혹독한 시련을 거치곤 한다. 파격을 넘어 아예 기존의 예술 형식을 파괴하거나,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작품을 만드는 이들이 그렇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상의 연작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10여..
2016-08-31
청계천 광장에 솟아 있는 의 작가로 널리 알려진 클래스 올덴버그의 작품은 예술에 대해 잘 모른다 하는 이들에게도 어느 정도 호감을 사는 엄청난 매력을 지녔다. 친숙한 일상 속 사물을 무지막지한 크기로 불린 그의 조각을 보면 누구라도 미소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스..
2016-08-17
현대로 접어들수록 미술의 범위는 지극히 넓어지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 시작된 개념미술이 그 대표적인 예다. ‘종래 예술관을 외면하고 완성된 작품 자체보다 아이디어나 과정을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새로운 미술’. 심지어 본인의 사생활을 거리낌 없이 작품에 담아내는 경우도..
2016-08-03
예술가들은 특이한 성격이나 외모로 주목받는 경우가 일반인보다 많은 편이다.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로는 현존하는 예술가들 중 영국의 그레이슨 페리만큼 독특한 외모를 한 이도 드물 것이라 생각한다. 이성의 옷을 입고 다니는 복장도착(크로스드레싱)으로 공식석상에서 항상 눈에..
2016-07-20
YBA(Young British Artist)는 런던 남동부 도크랜드에서 벌인 FREEZE 전시회를 시작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1988년 골드스미스 대학 졸업반 신인작가 15명이다. 현대미술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거장으로 거듭난 데미안 허스트, 영화감독으로 그 영역을 넓..
2016-07-08
‘환공포증’은 반복되는 특정 문양에서 혐오감을 나타내는 증상이다. 인터넷 상에선 무수히 많은 구멍이 뚫려 있는 사진들로 환공포증 테스트를 하는 게 유행처럼 퍼지기도 했다. 하지만 정식으로 등록된 정신질환은 아니라고 한다. 환공포증이 없는 사람이라 해도 빽빽이 들어찬..
2016-06-25
6월 6일부터 9월 27일까지 DDP에서 열리는 는 국내 최대 규모 앤디 워홀 전시회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워홀의 고향 피츠버그에 있는 앤디 워홀 미술관의 소장 작품이 대거 공개된다. 유년시절과 자화상 사진부터 시리즈. 실크스크린 작품들과 영화까지 약 400여 점이..
2016-06-18
영화관의 벽면 장식이나 영국 밴드의 앨범 커버 등에 오마쥬로 쓰일 만큼 알렉산더 로드첸코는 현대 디자인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당시 러시아를 휩쓸었던 절대주의와 볼셰비키 혁명의 영향으로 1920년대 초반에 순수예술 활동을 접고 그래픽 디자인 분야로 노선을 틀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