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의 아침단상
2018-10-08
'영원한 문학 청년'으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던 최인호 작가가 이 세상을 떠난 지 벌써 5년이 되었군요. 지금부터 4년 전, 최인호의 유고집 <눈물>이 나왔습니다. 이 책을 출판한 '여백'의 김성봉 대표는 책과 함께 간단한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그 편지에는 "…형님(..
2018-10-07
지난 주말에 '지금 걸려 넘어진 그 자리가 당신의 전환점이다'라는 글을 썼는데, 몇 분이 '오늘 글은 나를 보고 쓴 글 같아요'라는 댓글을 올렸습니다. 이런 반응은 아마도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없다'는 자괴감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 해답을 준 사람들이..
2018-10-04
경영학의 세계적인 거두 하워드 스티븐슨 하버드대 교수는 후회 없는 인생을 사는 지혜를 전파한 학자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그가 들려준 가장 중요한 지혜는 '지금 걸려 넘어진 그 자리가 당신의 전환점이다'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전환점이라는 것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
2018-10-03
시각장애인으로 한국인 최초로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고 강영우 박사와 생전에 가까이 지냈습니다. 연배도 비슷하고 고향도 같다는 공통점이 그분을 가까이 느끼게 했지만, 생전의 고인을 만날 때 마다 그분으로부터 듣는 말은 하나의 복음이고 그분의 삶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2018-10-02
'에이지 퀘이크(age-quake)'라는 말을 들어 보셨나요. 이 용어는 영국의 인구학자 폴 월리스가 고령사회가 몰고 올 충격을 지진(earth-quake)에 빗대어 만들어 낸 말입니다. 얼마 전 인도네시아를 휩쓴 지진의 강도가 7.5이었는데 폴 월리스가 예측하는 고령..
2018-10-01
금년 4월, 영국 BBC 방송은 각국의 '관용도'를 조사했는데 우리나라는 27개 국가 중 26위로 최하위 수준입니다. 오래전부터 많은 경제학자들은 다양성과 관용이 경제발전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였고, 특히 최근 토론토대 리처드 플로리다 교수는 창조계급의 부상과 도시발..
2018-09-30
시월이 시작되었습니다. 열두 달 중 9월도 아름다운 계절이지만 좀 어정쩡하지요. 한 낮의 햇볕은 따갑지만 조석으로 서늘하여 감기 걱정을 하게 됩니다. 봄, 여름, 가을 옷이 다 나오고, 네 계절의 날씨가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어느 계절인지 확실치 않을 때가 많습니다...
2018-09-27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나는 국민의 반걸음 앞을 걷는다'는 유명한 말을 했습니다. 그래서 강상중 도쿄대 명예교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리더십 핵심은 '반걸음 리더십'이라고 했겠지요. 리더가 한걸음이나 두 걸음, 아니면 그 이상 앞서가야 한다는 상식을 깨고 반걸음만 앞선다..
2018-09-26
한국의 대표적 보수성향의 어느 지식인은 "보수주의 핵심은 각자 자기 위치에서 열심히 일하고, 일한 만큼 보상 받고, 공동체를 위해 애쓰며 너무 개인주의로 빠져들지 않는 것입니다. 잘 하는 사람에게 수월성의 댓가를 인정해 주면 전체의 몫이 커지죠. 그러면서 못하는 사람을..
2018-09-20
미국의 정치인들은 연설을 잘 합니다. 핵심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연설을 한다는데 있지요. 뿐만 아니라 철학적 깊이가 있고, 간단명료함으로써 더욱 설득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연설은 민주주의 교과서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에이브라햄 링컨의 게티즈버..
2018-09-19
9월이 하순으로 접어드네요. 어제는 해질 무렵 오랫동안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조금 있으면 어두워 질것이라 생각하면서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이라는 시를 떠올렸습니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 가을 속..
2018-09-18
옛날부터 우리민족은 나 보다는 남을 위하고 주위와 더불어 사는 이타주의를 높이 여겨왔습니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의 이념은 한동안 우리의 최고 이념으로 자리 잡았었지요.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크고 작은 '갑질' 행위가 팽배할 정도로 극단적인 이기주..
2018-09-17
때늦은 사랑병에 걸린 후배의 뜨거운 눈물을 뒤로 하면서 저는 혼잣말로 중얼거렸습니다. '심한 고통과 시련이 항상 대기하지만 사랑을 할 때는 항상 행복한 것이란다. 너처럼 아픔과 가슴앓이가 있지만 사랑은 놀라운 기적도 만들어 내니까…' 사랑도 이별도 나만 겪는 유일한 것..
2018-09-16
우리는 수시로 크고 작은 일을 결정하고 선택합니다. 먹는 것, 입는 것 같은 사소한 일에서부터 직장이나 결혼 등 일생의 운명을 결정하는 선택도 있지요. 정부나 기업도 많은 선택을 해야 합니다. 그 결정은 국가와 회사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한 선택일 수밖에 없..
2018-09-13
3년 전에 히말라야 트레킹을 다녀왔는데, 그때 트레킹 자체보다도 네팔이라는 나라에 더 관심이 갔습니다. 네팔 사람들은 전통과 종교, 독특한 그들만의 삶과 문화를 지켜오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온순하고, 열심히 일을 하며 그들의 신은 추상적인 개념이..
2018-09-12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로 시작하는 <안나 카레니나>는 톨스토이의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불륜 여인의 자살'이라는 객관으로부터 촉발된 이 작품은 장장 1700여 페이지에 150여명의 인물이 등장하는 서사문학으로 변..
2018-09-11
프랑스어 중에 '클리셰(Cliche)'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원래 인쇄에서 연판을 뜻하는 말이지만 '진부한 표현이나 고정관념'을 지칭합니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글 쓰는 일을 직업적으로 하는 사람들도 클리셰의 함정에 빠지는 경우가 많지요. 예를 들어 "샛..
2018-09-10
많은 기대를 모으고 출범한 정부·여당은 협치를 강조하면서도 실질적인 조치가 눈에 띄지 않습니다. 극우적 성향을 가진 적지 않은 야당 정치인들은 아직도 낡은 이념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동어반복적인 주장을 계속해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부 영향력 있..
2018-09-09
40년간 대학과 공직생활을 하다가 모든 짐을 내려놓은지 4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강의와 집필은 계속 해서인지 일상에는 그다지 큰 변화를 느낄 수 없습니다. 그런데 굳이 작은 변화를 꼽자면 신문을 읽는 습관이 바뀌었습니다. 과거와는 달리 정치나 사회면보다는 칼럼을 비롯한..
2018-09-06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도시를 꼽으라면, 제가 가본 도시 중에는 미국의 뉴욕, 독일의 뮌헨, 그리고 이태리의 피렌체를 꼽고 싶습니다. 그중에서도 한 곳만 선택하라면, 당연히 피렌체를 고르겠습니다. 위의 세 도시는 모두가 예술 인프라와 인적자원 그리고 공연·전시·이벤트..
2018-09-05
철학자 야스퍼스는 '자기의 성'을 쌓는 사람은 반드시 파멸한다고 하였습니다. 이렇듯 현대의 가장 절박한 사회적 문제는 공동체 의식의 결여인 것 같습니다. 많은 연구에서 끈끈한 연대의식을 가진 공동체들은 범죄율, 사망률, 부정부패가 낮아지고 정부가 더 효율적으로 진화한다..
2018-09-04
집권 3년이 지났을 무렵 노무현 대통령은 한 권의 책을 수석 및 보좌관 회의에서 소개를 하고 토론을 시킨 일이 있었습니다. 이 책은 1998년 당시 하버드대 죠셉 나이 교수 등이 쓴 <국민은 왜 정부를 믿지 않는가>라는 책이었지요. 죠셉 나이 등 12명의 하버드대 교수..
2018-09-03
대학의 새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대학을 생각 할 때 마다 아쉬운 생각이 듭니다. 대학이 '취업준비소'로 전락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대학을 평가하는 정부가 자초한 일이지요. 취업을 평가의 주요지표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제가 나가는 대학은 다르지만, 많은 대학에서는..
2018-09-02
일반적으로 '권력'에 대해서는 부정적입니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 한다'는 말도 있고 권력은 '강압과 권모술수로 쟁취 한다'는 말들이 우리 삶에 깊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국민들은 권력에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버트런트 러셀은 권력은 '의도한 효과..
2018-08-30
새벽 시간에 맑은 정신으로 시를 읽는 습관을 길러보세요. 다른 시간 보다는 더 진한 감동과 깨달음이 있습니다. 얼마 전 70대 후반의 원숙한 김종해 시인의 <새는 자기 길을 안다>는 짧은 시를 읽었습니다. "하늘에 길이 있다는 것을 / 새들이 먼저 안다 / 하늘에 길을..